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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雨









눈 앞엔 희미한 잔상이 가득
곱게 자리하는 잔떨림인가
탁 트인 자유로 너른 길가 흙먼지에선
코스모스 한가로이 바람에 졸다


후두둑 진저리는 칼바람 마냥
피부 속 스며드는 낯선 차가움
혼이 나간 계집아이 웃음이런가
하릴없이 구부리다 만 몸을 던진다


숙인 머리 사이 하얀 목덜미에서
언뜻 비친 봉숭아 형상
분홍빛 부끄러움 가실 줄 몰라
서리 내릴 그 날에는 눈물 되려나


가을 깊은 하늘에 이 비 그치면
접은 나래 푸닥거릴 기러기 마냥
소스라친 눈망울에 담길지라도
내 맘속 그리움엔 꽃눈이 핀다


- 050926. 불탄(李尙眞 )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