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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간 데 없는 방황












아침에 잔뜩 까치가 울면
설렘을 자리끼처럼 잠시라도 더듬다
취중에 쓴 메모를 어이없어 한다
잘 다려진 와이셔츠,
하루를 다짐하는 타이는
해사하게 새벽을 열 터이지만


포말처럼 부서지는 안개에 묻힌
진한 그리움을 잘게 잘게 열어가면
어느새 길가에선 이른 봄이 키 재고 있다
햇살에 투영된 얼굴 만큼이나 두터운 다짐은
가슴에 얹혀
붉은 입술을 깨무는데


아마도 슬펐으리라
그도 아니면 아마도 아팠으리라
열 여덟에 시작된 자그마한 열정이
마흔을 넘긴 날까지 쉬이 잠재워지지 않는다는 것
- 확실히 무던히도 많이 힘들었으리라


오늘이 다시 내일 되는
무의미한 일상을 거두기 위해

잠시 미루어 놓은 자존심 챙겨야겠기에
서늘한 시선이 쏘아지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는 눈길 던지면
여전히 저만치 젊음은 방황하고 있다


- 060804.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