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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獨白) - 낮은 소리, 작은 그리움








감겨진 두 눈으로 흐르던 영상이
닫혀진 두 귀에는 낮은 소리로 들리더니
이내 손가락에 이르러선 낯선 이름이 되는구나
몇 번을 되뇌었을까
성호를 그을 만한 신앙도 없으면서
그리움 가득 
간절한 읊조림만이


한 때 누렸던 자그마한 사랑은
세월을 징검다리 삼을
보고픔으로
그렇게 텅 빈
가슴 헤집으며 바람배 띄우겠지
가도 가도 끝 없는 이 강물 지나
억새풀 자라나는 뜨락에 다다르면은
잠시
지친 어깨 풀고 담배 쉼 가질 것을


하기사 입술로는 차마 담지 못하고

목울대 떨림만으로는 소리조차 못낼 테지
잔잔한 물결처럼 속으로 담아
사랑겨운 피울음마저 눈물에 붙이고 나면
혼자된 고독으로 와락 피어날지니
이렇게 빗물 닮은 독백(獨白)으로 남을 수밖에


- 060804.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