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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의 사랑은 질감 좋은 유채화를 닮았나 보다.
가끔 서러움을 느끼면서 우스갯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그리고 또 아주 가끔은 간지러운 언어로 서로를 얘기 할 때도 있지만.

사랑이란 이름이 정의하는 그 순수한 의미는 무엇인가? - 어쩜 하나의 사랑이라 이름 할 수 있는 그 나머지가 아닐까?

오늘은 비가 내릴 법한 날씨를 하고 있다. 그리움 한 무더기를 가슴에 안아도 흉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날씨... 그래서인지 지금 난 모호한 감정의 그리움 하나를 머리에 이고 있다.

그러면서 문득 갖게 된 생각 - '내가 가진 그리움의 존재는 무엇일까? 혹여나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봄직한 첫사랑의 아련한 상처?' - 헐! 절대로 그건 아니지 싶다.

지금 이곳은 PC방. 오늘도 꼬마는 바로 옆 컴퓨터를 쳐다보면서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기 바쁘다. 문득 그런 아내라는 존재가 내게는 용기가 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내라는 이유만으로도 내게는 삶을 지탱하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남편 되는 사람들이여! 단 하나 남은 사랑의 푸석진 돌다리가 있다면, 그래서 단 하나의 사람만이 건너 갈 수 있는 순번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면, 우리 하나밖에 줄 수 없는 생명일지라도 그걸 줄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그리고 아무런 미련을 남기지 말고 아내에게 아낌없이 주도록 하자.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사랑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바로 지금, 조금은 서툰 저녁밥을 짓고, 한번도 해 보지 않은 다림질로 와이셔츠를 다리고, 또 아직까지 상상도 못한 고통을 이겨내며 내 2세를 키우고 있을 그 아내를 위해서라도...




뱉아놓고 나니 스스로는 지킬 엄두가 나지 않는, 허나 막상 닥치고 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선명치 않은 선동을 하고 있는 오늘은 2001년 4월 3일이다. 과연 지금 이 기분이 행복이란 이름으로 나중까지 추억될 수 있을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