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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내 또 다른 방황




낮은 하늘 그 너머
작은 노래가 내리면
입술에 묻힌 진한 도향(塗香)
고결치 못한 성욕으로 다가선다
미처 느낌을 갖지 못한 시간
짧은 몸부림 고개 쳐들 때


아마도 넓다 여긴 가슴에조차
끝내 포용치 못한 심한 갈증
차가운 형상의 눈빛을 닮아
기어이 타인으로 외돌아서고
가까운 그림자 이내 떠나 보낸다


미련이 미련스레 밀려들고
체념이 기도처럼 간절하게 잦아들다
밀물같은 그리움에 침잠해 갈 때
예기치 못한 상념은 거울에 비쳐
지쳐있는 눈동자에 묻히고 만다


이름 하지 못한 어린 사랑
태고부터 적막한 감정의 기복에 담곤
타액으로 번들거린 담배 마냥
허무하게 세상에 뱉아버리는 찰나
- 내 실종된 무명의 사랑은
저승에도 이르지 못한 중음신으로
신음처럼 처절히 방황을 한다


- 060804.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