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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루, 잃은 꿈


 

열린 시계(視界)에 자리잡은
조금은 설익은 기억 언저리에서
불쑥 내뱉어진 욕설 탓인지
세우지 못한 인내가 허물어진다.


잠시나마 갖고 싶었던 여유로운 웃음
빚어낸 빈축에 초침 마냥 바쁘더니
이내 머물지 못한 후회가 강을 이루나
금이라도 갔는지 하냥 무너지려던
담벼락 흙무더기엔 개나리도 피었는데


화사한 봄날을 애태워 기다리다가
여덟 목숨 담보하는 구공탄은 식어가고
매서운 칼바람 피해 꺼내든 끼니라는 게
고작해야 여섯 개째 라면뿐이지


울먹이는 울음이야 한이라도 되련만은
두터운 세월 벽을 곧추 세우고
금새라도 포기하려던 오늘 지나면
부활은 어둠 속에서 여명을 탄다


-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