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한 웃음 가득 머금고
시리도록 말갛게 하늘을 보면
아리게 찾아오는 작은 그림자
놓여진 상념처럼 빛을 뿌린다
아직까지 가슴엔 퍼덕이는데
숨 쉬는 자 맥박처럼 헐떡이는데
이별을 수혈한 대동맥에선
잔잔한 소리죽임 강요 당한다
미치도록 그리운 시간에 묻혀
잠시 빈 시선을 내일로 두면
바다 끝에 걸려진 수평선처럼
가깝고도 멀기만한 연모(戀慕)의 그림
내 죽어 단 한 번만 다시 보기를
호흡하는 순간마다 소망하면서
아스라한 기억으로 모습 새기곤
언제나 그러하듯 오늘을 선다
- 050627. 불탄(李尙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