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황사가 안개처럼 날리더니 오늘은 문득 음료 같은 비가 내린다 얼마 전 마른 갈증 못이겨 온 세상 하늘까지 불꽃으로 타오르더니 이 비 마시면 태우다 재가 될 열화(熱火)까지 삭히려나 한 꼬마가 건너 편 도로에서 제 키보다 더 큰 우산에 웅크리며 숨어있다 헉! 장난이었을까 지나쳐 부는 마른 바람에 꼬옥 쥔 우산 저 만치 날아간다 아스라한 기억처럼 오늘은 비가 이별처럼 내린다 - 060805. 불탄(李尙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