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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가끔 빛 사위는 오후녘이면
맥없이 걸터앉은 석양빛 그리움 질겅거리지
지나가는 바람에 목덜미 맡긴 채
회상으로 침잠해 드는 것도 물론이지


목울대 얼얼하도록 미련을 묶어낸 가슴엔
차운 비가 안개처럼 내리곤 하지
가지런한 치아 곱게 내비친 웃음이 보고플 땐
생채기된 그리움은 피딱지로 내릴 게야


낮아지는 하늘만큼 작아지는 주먹
그렇게 시간은 옷깃에 스며들어
커피 내음 닮은 울음으로 귓가를 앵앵댈 때


가끔 우리는
그토록 사랑한 추억을 찾고자
도시의 계절을 휘젓곤 하지
허나 어쩌랴
매번 우연이나 되는 것처럼 어둠에 빠질 뿐임에야


-060805.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