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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새(海鳥)



 


썰며 밀던 바닷물이
백사(白沙)를 희롱하는 사이
잔가지 흐드러진 노송은
군상처럼 모여 섬을 이루고


짭쪼름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만치에서
뉘라도 움찔할 소리가 나더니
워럭~ 달려든 검푸른 파도 거품은
머금던 바위 토해 포말로 부서지고


겹겹이 곧추선 송림 속에서
매섭게 눈알을 부라리는 바닷새 하나
가만, 어느 틈에 물고기는 낚아챘는지
주린 부리질은 쉴 새가 없다


한차례 다시 평평한 바람 불면
미끄럼 타듯 바닷물로 날아들겠지
그토록 지금껏 생명을 이었으리니
굽이굽이 설운 한(恨)은 화석 되겠지


-070708.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