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습니까
무너진 가슴을 핏빛으로 단장한
당신과의 사랑을 시기하며 다가온
테메테르의 입김으로 굴복당한 시간이
겨울이라 이름했던 어린 웃음을
채 가득히 지어 보이지도 못하고
찢어진 상처 위에 노오란 절규만이 맴돌던 시간이
언제였습니까
멀어진 사람의 그림자로 충만한
그리움의 허상을
뜨락에 내린 어둠의 빛 위로 몸부림쳤던
아픔이었습니다
여린 눈으로 보인 유순한 음율을
강한 파문으로 떨구어 버린
그건 진정 아픔이었습니다
하나로 잇지 못한 슬픔이었습니다
채우지 못할 구멍난 첫입술의 떨림이
못내 울음으로 처연히 뿌려졌던
둘으로만 남아있는 슬픔이었습니다
나신의 바다에서
수평의 어리석은 사랑을 갈구했던
미성숙의 나약한 눈물이었습니다
먼 시선으로 돌아선 지금이
하루의 거짓행동에 일기하는 서투른 몸짓으로
그렇습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추억으로 더 기울어지는
그건 분명 입술의 떨림이었습니다
당신의 호흡으로 받아들이곤
이내 나는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운 안녕
사랑이었습니다
도저히 완성치 못할 두려운 사랑이었습니다
아 그건 정녕 -
찢어지는 아픈 사랑이었습니다
- 1987년 봄. 070806 수정. 불탄(李尙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