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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靈歌) - PART 1



dj






어둠이 가라앉아 가슴까지 시려옵니다
눈망울까지 내려 앉은 별가루가
여행 목적지나 되는 것처럼 환하게 뿌려집니다
그리고 다시
차가운 빗줄기 한 자락이
굳게 닫아버린 추억으로 녹아듭니다


해가 뜰 무렵
그렇게 인고하던 그리움의 잔재가
피처럼 엉기더니
이제는 기억초자 희미한 그날을 부릅니다
애써 외면하려던 살지워진 영가(靈歌)는
고즈넉한 저수지 위를 가르는 바람이 되어
어지러이 흔들리던 풀숲으로 뛰어듭니다


가려는 자의 쭈뼛거림이
차마 붙잡지 못해 애처러운 여심(女心)에 밀려
이제는 정녕 잊히기로 했습니다
눈꽃으로 채워진 뒤안길에선
침묵처럼 삼켜진 속울음만이
가벼운 진저리를 치며 손을 흔듭니다


아! 하는
탄식만이 가슴에 채워집니다


- 080513.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