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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아시아투데이


결국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사건이 지도부의 확산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잠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당내 친이계 의원들의 비판에 힘입어 부정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동아일보와 동아일보가 운영하는 종편방송 <채널A>은 6월 20일 밤에 새누리당에서 유출된 당원명부가 문자발송업체에게 넘겨졌고, 지난 4.11 총선과정에서 새누리당 후보자 29명의 선거를 도왔으며, 이 중 5명이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미지 - 채널A 뉴스 캡쳐


가히 충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또 어느 한편으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이기도 했던지라 그 놀람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앞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언론에 밝혔던 내용과는 너무나도 많은 차이가 있다 보니 당 내부로부터 문제제기가 속출하고 있나 봅니다. 특히나 수혜자 대부분이 친박계로 알려진 탓인지 4.11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친이계가 주를 이룬 의원들은 급기야 공동성명까지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이미지 - 연합뉴스


공동성명을 낸 최병국·안경률·이사철·진수희·강승규·권택기·신지호·이은재·이화수·정미경·김용태 등 전·현직 의원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청년국장이었던 이 모 씨로부터 당원명부를 넘겨받은 문자발송업체가 후보 29명의 문자발송과 전화홍보 업무 등을 대행했다는 것, 이 중 10명은 경선을 치러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것,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물이 5명이나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와 같은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데 급급했던 게 바로 당 지도부였다는 것, 그러니 이에 대한 책임을 당시 지도부가 마땅히 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8명의 예비후보에게 당원명부가 넘어갔고, 그 중 2명이 공천을 받았으며, 최종적으로는 단 1명만이 당선자가 되었다는 주장을 펼쳐 오던 새누리당 지도부로서는 이와 같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흐름이 영 달갑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유출된 당원명부가 공천과정에서 악용될 소지는 극히 적었을 거라 단정지었던 게 바로 새누리당 지도부였으니 이 같은 지경에 이르게 된 마당임에야  뭐라 반론을 펼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4·11 총선을 이끌었던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그에 대한 책임 추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야 말로 <부자 몸조심>에 <돌다리 두드리기>까지 몸소 실천해 온 이가 바로 박근혜 의원이었으니 그 속내가 얼마나 끓어 오르고, 또 몇 번이나 거듭해서 타고 있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재가 되지 않은 게 다행이다 싶더랍니다.

어쨌든 새누리당 내부에서 일고 있는 박근혜 의원에 대한 비판의 물결은 <당원명부 유출 사건>의 관리책임자로서 박근혜 의원이 수습해야 된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책임을 권영세 前사무총장 역시 함께 지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지금의 권영세 공추위원 위치가 책임을 물을 만한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팽팽히 매겨진 화살을 날려 보낼 과녁은 오직 박근혜 의원일 수밖에 없는 셈이니까요.


이미지 - 뉴데일리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새누리당 전체가 수습에 나서야 할 만큼 중대차한 이번 사건에 정몽준 의원,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박근혜 의원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몽준 의원 - 투명하지 못한 정당은 부정부패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총선 공천이 투명했는지... <제주지역 기자간담회>

이재오 의원 - 당원명부를 허술하게 관리한 당시 지도부들이 전부 책임져야 한다. 유출된 당원 명부를 이용해 국회의원이 됐거나 위원장이 됐다면 당장 그만둬야 하며, 200만 명의 당원명부가 유출돼 국회의원 선거까지 이용되는 판인데 이 당원명부를 기초로 대선 경선을 치르자고 하면 누가 그걸 승복하겠는가. <라디오정보센터 오광균입니다>

야당 역시 이번 당원명부 유출사건을 부정경선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의원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습니다. 가뜩이나 최근 MB부터 시작해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종북드립과 색깔론을 내세우는 바람에 스스로 프레임에 갇혀 있던 민주통합당인지라 이런 호재를 그냥 넘길 리가 만무할 테니까요.

늘 그렇듯 최전방 공격수는 <박근혜 저격수>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곧추세우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포문을 열었는데요, 진보진영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통합진보당 사태까지 레이스를 쳐서 묵직한 한방을 날린 것입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욕하는 것", "어떻게 자기들이 이런 일을 저지르고 통합진보당을 비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가"라고 했다지요? 물론 검찰을 향해서도 새누리당의 당원명부와 공천과정, 그리고 경선과정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19대 국회의원이 된 당사자 5명의 자진사퇴 권고와 이의 불복 시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는 뜻도 제대로 전했습니다.


아울러 민주통합당의 공식적인 입이라 할 수 있는 박용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당내 경선을 치뤄야 하는 후보자 입장에서 당원명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언급하며 새누리당의 부정경선 의혹을 한층 더 부각시켰습니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사건>. 상황이 이렇다는 것은 통합진보당의 내홍에 버금가는 <부정공천>에 방점이 제대로 찍혔다고 봐야 할 텐데요, 이쯤 되면 가장 피가 마를 사람이 박근혜 의원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지금 돌아가는 이 상황을 보는 박근혜 의원의 심정이 어쩌면 이와 같지 않을까요?


이미지 - 연합뉴스


'이런 바보 같은 밥충이에 머저리 같은 사람들을 봤나, 빨랑 대선출마할 수 있게 비박주자 3인방도 달래고 분위기도 안정시켜 놓으라니까 그거 하나 제대로 못하고 뻘짓들만 하고 있네. 그러니 내 속만 터지지. 그 비박 3인방들만 해도 그래. 연일 터져나오는 MB와 친인척,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 때문에 총선에서 패배할까 봐 그렇게 매달리고 애원하던 인사들이 이렇게 과반 의석 만들어 놨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내게 칼을 들이대? 사상검증도 그래, 그렇게 위험하다고 그만 하는 게 낫겠다고 했는데도 민주당까지 종북으로 몰아갈 건 또 뭐야? 그건 그렇다 쳐도 간첩출신에 빨갱이 의원 있다는 근거도 그럴 듯한 걸로 내세워야지, 꼴랑 조갑제옹 책이야? 그러니 보수지에서도 처음엔 잔뜩 기대와 호기심을 갖더니만 종북 백과사전인지 뭔지 하는 그 책을 흔드는 순간 끝나 버렸지. 아예 기사로도 안낼 만큼 보수지들도 황당했다는 얘기잖아. 그러니 나라도 뭐라 말 한 마디 해야 할 텐데, 그러면 또 모든 매체에서 어러니 저러니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기사화 하고 논평도 낼 텐데 자신이 없네. 그냥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더 나을까? 누구라도 좋으니 빨랑 내 수첩에 적어주던가 녹음기에 저장해 달라니까. 에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답답해 미치겠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