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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명부 팔아넘긴 새누리당당 이 모 수석전문위원 - 뉴스1


가끔 축구경기를 보노라면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과 역할과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상대팀의 허점을 공략하는 선수도 가끔 볼 수 있고요. 이를 테면 공격진영에서의 쉐도우 스트라이커나 수비진영에서의 리베로, 경우에 따라선 미드필드 진영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이에 해당할 것입니다.

허나, 이 같은 조직적인 플레이를 동네축구에서도 기대한다는 건 솔직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동네축구에서는 공·수를 불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정해진 역할이나 포지션에 충실하기 보다는 축구공이 있는 쪽으로 몰려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실업인축구나 프로축구가 아닌 다음에야 그런 게 바로 동네축구가 가지고 있는 나름대로의 맛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정치판을 보면 완전 동네축구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동네축구를 하는 경기장에 선수들이 있듯, 정치판에는 정치꾼(절대 정치인이라 부를 수 없는 인물들이랍니다.)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네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움직이는 공을 따라 몰려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치판을 난장으로 만드는 정치꾼들도 하나의 이슈를 따라 '우~'하고 몰려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영락없이 '떼싸움'으로 비치는 경우가 다반사지요.

게다가 동네축구에는 '개발'에 '똥볼'들이 꼭 한둘 정도는 있어 헛발질을 하거나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공을 차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정치판 역시 마찬가지로 개념없는 발언과 돌출 행동을 하는 멘붕유발자들이 꼭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탄은 이들 멘붕유발자들에 대한 호칭을 '쭉정이'라 하고 싶습니다.

본론을 언급하기에 앞서 이렇게 서두를 장황하게 시작한 것은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가 취하고 있는 모습들이 앞서 언급했던 '개발'에 '똥볼'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정치판의 '쭉정이'들이 자주 보인다는 말씀이지요.

지금까지 불탄은 여러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에서 발생한 당원명부 유출사건과 유출된 명부를 이용한 새누리당의 부정공천, 나아가 부정경선 의혹에 관한 글을 써 왔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주제도 새누리당의 부정경선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든 것을 미리 밝히며 본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지 - 뉴시스


오늘은 오랜만에 박근혜 의원의 목소리를 언론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전 박근혜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모임인 '약속지킴이 25인(약지 25)'과 함께 서울시립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가졌고, 당원명부 유출사건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유출 경위가 어떻게 됐는지 자세하게 밝혀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이번 기회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답을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성의 없는 답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어 몇 개만 바꿔놓으면 그동안 박근혜 의원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답과 거의 똑같기 때문입니다. 유감표시와 재발방지, 그리고 대책강구로 이어지는 3단 콤보는 오늘도 어김 없이 박근혜 의원의 선택한 단어의 조합이었습니다. 듣기에 따라선 남의 얘기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국 책임소재의 정점에 본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거나,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겠지요.

게다가 박근혜 의원의 신종 유체이탈화법을 옹호하는 새누리당 쭉정이들의 맹종은 한치의 기대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가당치도 않은 발언들이 정치판을 뒤엎고 있는 형국인데요, 그 중에서도 서병수 사무총장의 발언이야말로 극치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이미지 - 천지TV 캡쳐


"(민주통합당도) 이 업체를 계약을 했기 때문에 부정선거이고, 또 물러나라고 주장을 한다면 민주통합당도 똑같이… '28명도 자진 사퇴해야 된다' 라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말해야…"
 
민간인 불법사찰이 불거져 나왔을 때 새누리당이 취했던 전략을 이번 부정공천 및 부정경선 의혹에도 싱크로율 99%를 자랑하며 써먹겠다는 의도로 읽혀집니다. 이와 같은 대응이 왜 서병수 사무총장을 '쭉정이'로 만들 수밖에 없는지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박용진 대변인은 먼저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새누리당이 자기들 당에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명부를 팔아먹고 나서 이제 민주통합당도 같이 책임지자고 나섰다."고 말머리를 꺼낸 뒤, "
처음엔 8명 뿐이라고 했다가 기자들의 취재로 계속 그 인원수가 29명으로까지 늘어났다. 무엇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꼬는가 싶더니 결국 "박민식 조사팀장, 서병수 사무총장, 이정현 최고위원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당원명부만 유출된 줄 알았더니 이분들의 사리판단 능력도 유출된 모양이다."라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왜 새누리당의 부정경선 의혹과 민주통합당의 여론조사를 각각의 다른 사안으로 봐야 하는지 박용진 대변인의 설명을 한 번 들어 볼까요?


아시다시피 민주통합당은 당원, 비당원을 가리지 않고 본인이 직접 인터넷 또는 전화로 직접 신청하는 방식이고, 그 수를 제한하지 않고 무조건 신청하는 사람을 선거인단으로 받아들였던 반면, 새누리당의 경선방식은 당원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당원여부가 경선방식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원명부 확보 유무가 선거결과를 좌우하는 방식이다.

이미지 - 세계일보

1500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하는데 그중 당원 300명이 포함된다. 그것도 무작위 추출로 반영된다. 예비후보자들에게는 이 300명에 포함될지 모르는 해당 선거구의 당원명부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해피한 일이다. 경선에서 이길 수도 있고 대상자들에게 미리 문자를 발송하거나 전화작업을 통해서 얼마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나누기를 해보면, 220만 명의 새누리당 당원을 245개 지역구로 나누면 평균 8, 979명으로 약9,000명의 당원이 선거인단이 있고, 이중에서 300명의 당원을 무작위 추출을 통해 선발해낸다고 하면 약 1/30이나 된다.

새누리당 특성상 영남지역에 당원들이 몰려있을 것으로 보고, 서울 수도권의 경우 그렇게 되면 그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당원명부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경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새누리당은 이 명부를 확보한 업체와 계약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에는 이 명부가 있어 봤자 경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당원이 그 어려운 본인확인과정을 거쳐 가면서 선거인단에 들어올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핵심은 새누리당에서 불법적으로 유출된 당원명부가 경선부정, 공천부정에 활용되었을 가능성이지 문자발송업체와 계약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민식 의원은 억지 흙탕물작전, 물귀신작전을 쓸 시간 있으면 부실한 진상조사에나 집중하기 바란다.



여기까지의 설명을 들어 보면, 새누리당의 물타기 내지는 물귀신작전이 얼마나 뻘짓이요, '개발'에 '똥볼'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더해 박용진 대변인은 검찰을 향해서도 아래의 내용과 같이 친절하게 수사방향을 잘 짚어주긴 했습니다만, 이미 '검숭이'란 명예로운 별명까지 얻은 집단이니 별무소용이 되기 십상이겠죠.


첫 번째, 조직국의 여직원이 과연 이 USB에 담긴 당원명부를 이모 수석전문위원에게만 넘겼을 것인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금전적인 이유나 인간관계로 든 당원명부를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확인된 여직원과 이모 수석전문위원에게만 조사를 집중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에서 친박계 경선후보들에게 유리하도록 사전 유출한 다른 루트는 없는지 이것도 수사 대상이다.




지금 경선에서 탈락해서 공천을 받지 못한 새누리당에 다른 후보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책임이 검찰에 있다.

세 번째. 해당업체가 이 명부를 굳이 돈을 주고 구입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 박민식 의원이 모 업체에서 따로 이 명부를 입력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지만 쓰지도 않을 것을 400만 원이나 주고 구입을 했겠나.

해당업체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당원명부를 가공해서 경선과정 컨설팅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접근한 바가 있는지의 여부도 검찰의 수사대상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업체를 이용한 모든 새누리당 예비후보자들이 부정경선에 연루된 수사대상이다.



아울러 박용진 대변인은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검찰이 관련 업체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에 대한 압수수색, 전방위적 수사가 필수적이라는 건 검사가 아니라 초등학생이 봐도 확연한 일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초등학생의 지능이 절대적으로 원숭이보다 높을 것이기에 앞으로 검찰이 어떤 수사를 하고, 어떻게 결론을 내리게 될지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다만, 현정부와 새누리당이 자행하고 있는 온갖 권력형 비리, 반민주적 행태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는 바와 같이 모두 사건종결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 정의로운 세상 시림 사는 세상이 열리는 미래의 어느 날에는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죄값을 물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 만큼은 꼭 믿고 싶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