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선택한 대선키워드 "경제민주화", 서로 다른 그들의 셈법
불탄의 촛불누리/가짜보수 수꼴 : 2012. 7. 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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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노컷뉴스
부모도, 남편도, 자식도 없고 오직 있는 것이라곤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박근혜 의원입니다. 지난 2007년에 있었던 대선에 출마할 때 박근혜 의원이 직접 언급했던 말입니다. 하여, 지금 새누리당이 내걸고 있는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는 슬로건에서도 박근혜 의원의 이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박근혜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게 될 것 같습니다. 왜냐 하면,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슬로건이 제대로 먹히려면 무엇보다 먼저 국민 대부분이 힘들어 하고 있는 '민생'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테고, 어떤 형태로든 '경제민주화'와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허니, 김종인 前비대위원을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으로 다시 영입해 온 까닭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김종인 前비대위원은 캠프출범 첫날부터 각종 매체를 통해 박근혜 의원이 경제민주화를 채택하게 될 것임을 기정사실화 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선거캠프를 통한 권력의 선점을 꾀하려는 듯 실명까지 언급해가며 이한구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함께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한구 원내대표도 가만히 앉아 당할 수만은 없었을 터, 서슬 퍼런 역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상호비난이 무척이나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대입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서로 자신의 참고서가 좋다고 우겨대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답답함을 민주통합당에서도 느꼈는지 김영근 부대변인이 경제민주화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을 향해 논평을 냈습니다. 김영근 부대변인은 논평의 서두에서 김종인 前비대위원을 이르길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 헌법 개정작업에 참여했던 前청와대 경제수석"이라면서, "민주당이 당헌에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구체적인 입법작업을 벌일 땐 입 다물고 있던 박근혜 의원이 뒤늦게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오더니 이젠 경제민주화 방향을 놓고 갈등을 빚는 캠프를 차린 것"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아울러 "이게 박근혜 의원의 ‘짝퉁 경제민주화’의 실체"라는 주장을 함께 했고요.
또한, 김영근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당헌 제2조에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를 명시하고 헌법 제119조 2항을 실천할 특위를 발족, 서민과 중산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입법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면서 경제민주화의 대상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박근혜 의원의 대선캠프에 대해 "캠프가 본격 가동하기도 전에 이 정도면 경제민주화에 관한 한 날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같은 민주통합당의 비난을 사서 초래하고 있는 김종인 前비대위원과 이한구 원내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공통된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출발부터 확실히 각자의 존재를 상대에게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했을 터이고,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마당에야 그 같은 권력욕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이미지 - 일요서울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어쩌면 그들 둘이 보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결국 대선을 앞둔 임기말 정부에서는 국가권력의 서열보다는 유력한 대권후보자가 속해 있는 당내 서열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대부분 경선캠프는 대선캠프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만약 박근혜 의원이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의 보은성 출세는 따 놓은 당상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와 같은 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 근거가 지금으로서는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앖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캠프 참여인사들로서는 박근혜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를 대비하는 방안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을 테고요.
어쨌든 김종인 前비대위원과 이한구 원내대표의 이와 같은 기세싸움은 가뜩이나 저마다의 셈법으로 이해를 따지던 새누리당 내부인사들에게도 엄청난 폭풍이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보수의 결집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중도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김종인 前비대위원 사이에서 싫든 좋든 자신의 정치생명을 이어가자면 어느 한 쪽을 선택해 줄서기를 해야 할 판이니까요.
보수 색체가 짙은 각종 매체와 이른 바 수구 꼴통이라 불리는 인물들은 입을 모아 김종인 前비대위원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현 정권의 친이계 인사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당연히 정치적 입김을 많이 행사하고 있는 재벌과 기업단체들도 이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사한 연론조사와 박근혜 의원의 민생철학(?)은 '경제민주화'로 가야한다는 시그널을 계속해서 보내주고 있습니다. 포화상태인 보수의 결집을 이뤄낸 지금의 상황에서, 박근혜 의원이 '경제민주화'를 선택하게 된다면 과연 그에 대한 득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또한, 중도로의 확장정책이 지금까지 박근혜 의원을 지지해 온 보수·수꼴의 이탈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까요?
선택은 박근혜 의원의 몫이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바로 '그들'이 떠안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