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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SBS뉴스



오픈프라이머리로의 경선 룰 변경을 요구했던 정몽준 의원,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결국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경선불참을 선택하게 되었고, 현재는 김문수 경기지사만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소에 소신과 원칙을 강조했던 박근혜 의원이 당헌과 당규를 들어 경선 룰의 변경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인데요, 그런데 갑자기 어제 오늘 사이에 한가지 엄청난 기류가 새누리당에서 터져 나오고 있더랍니다.

즉,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관리위원회가 지금껏 "경선 룰 변경은 절대로 없다"는 박근혜 의원의 원칙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일을 꾸미고 있다는데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그 내용을 찬찬히 훑어보았더니 정말이지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더랍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관리위원회가 경선일정과 내용을 은밀히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이 12차례로 예정되어 있던 후보 합동연설회를 절반으로 줄일뿐만 아니라 일정에 있어서도 런던올림픽이 치러지는 기간에 대폭 집중시키는 쪽으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지요? 6차례로 줄인 합동토론회만 놓고 보더라도 그 중 5차례를 런던올림픽 기간에 끼워 넣었고 말입니다.

이 때문에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비박주자 4인방은 물론이요,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는데요, 그렇다면 경선위에서는 왜 이토록 무모한 일을 추진하고 있는 걸까요? 박근혜 의원을 향한 경선위의 자발적 충성심의 발로였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상상초월'이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새누리당 경선위가 모색하고 있는 방안은 대규모 합동연설회를 12차례에서 6차례를 여는 방안과 함께 정책토크 5차례, 타운홀 미팅 2차례, TV토론 4차례를 하기로 했다는군요. 정책토크와 타운홀 미팅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은 100~300명 정도만 가능하고요.

평소 자신이 지지하는 인사의 지역구를 방문함으로써 사실상 선택의 압력을 행사하는 '모션정치', 복도에서 만난 기자를 향해 자신의 의중을 간략히 밝힘으로서 당의 방침을 정해나가는 '복도정치'의 행보를 보였던 박근혜 의원이 "경선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걸 보면 이렇게 바뀌는 것이 박근혜 의원에게는 무척이나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이 같은 경선 방식의 변경은 침대가 과학이라는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의 아이디어라고 하는데요, "정치발전을 위해 새로운 도전도 과감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요구했던 비박주자 3인방의 주장과 너무나도 닮아 있습니다.

당연히 현재의 비박주자 4인방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만일 이와 같은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된다고 한다면, 가뜩이나 지지율이나 인지도면에서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그들이 당원들과 접촉할 기회마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런던올림픽 기간에 일정을 집중시킨 것도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일반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크게 집중되는 이슈를 피하는 것이 정상일 텐데 이렇듯 철저히 관심으로부터 차단을 원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혹시나 '산소까스, 이산화까스 드립'이 또 다시 반복될까 하는 우려감 때문일까요?


임태희 前대통령실장 트위터 캡쳐


임태희 前대통령실장이 트위터를 통해 밝힌 "경선룰을 변경할 수 없다던 당 선관위가 합동토론회를 12회에서 6회로 줄인다고 한다. '선수가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꾸면 안된다'(박근혜)... but 심판이 경기 도중 규칙 바꾸는 것은 괜찮다? 아무리 검증이 두려워도 정도는 지켜야지요!"라는 말이 박근혜 의원의 정곡을 찌르는 것 같아 괜스레 쓴웃음만 흘리게 되는군요.

이러니 개인적으로 갖게 되는 생각이라는 것은 돈이나 시간 낭비 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대선 후보 추대식을 준비하는 것이 낫지 싶더랍니다. 보는 눈이 있어 형식적으로나마 이런 정치 쇼를 마련하는 것이 국민행복캠프의 역할이기는 하겠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이를 지켜봐야 하는 개인으로서는 박근혜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그 참을 수 없는 원칙의 가벼움'에 실소밖에 날리지 못하겠으니 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