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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조세일보



리더십의 부재.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를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이전부터 논란은 끊이지 않아 왔지만, 아무래도 정두언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마치 이와 같은 결과를 예상이라도 한 듯 곧바로 원내지도부 총사퇴라는 카드을 꺼내 들기는 했습니다만, 이마저도 뚜렷한 명분 없이 유야무야 철회한 것을 보면 항간에서 이르듯이 '정치적 쇼'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 함께 사퇴선언을 했던 진영 정책위의장은 아직까지 업무 복귀를 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정책위의장으로서의 직분에 복귀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밝히고 있고요.

물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한창 진행중인 대통령 후보경선과 앞으로 다가올 대통령 선거 본선을 위해서라도 진영 정책위의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시국회가 끝나는 시점인 8월 3일 이후부터는 더욱 강력히 업무복귀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미 8월 초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진영 정책위의장의 행보를 놓고 보자면 그리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황우여 대표 역시 이미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은 회복할 수 없는 바닥까지 곤두박질한 상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오픈프라이머리로의 경선 룰 변경을 요구했던 정몽준 의원,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를 포용하지 못한 채 결국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으로 하여금 경선불참을 선택토록 내몰았으니 말입니다. 아울러 당 대표로서의 정치역량이 필요한 고비 때마다 시원스레 결정을 내리기는 커녕 누군가의 눈치라도 보는 양 매번 말바꾸기만 해대고 앉았으니 '리더십 부재'가 아닌 '리더십 완전상실'로 봐도 무방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미지 - PD저널


그러니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으로서는 점점 가중되고 있는 당내 혼란과 회의를 제어할 수 있는 '통큰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겠습니다만, 안타까운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이끌어 나갈 '큰 인물'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장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만 놓고 보더라도 새누리당 지도부가 갖고 있는 인프라가 얼마나 저급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애초부터 자격미달인 인사를 후보로 추천한 것도 크나큰 문제였습니다만,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무리하게 밀어부치는 행태는 그야말로 소인배들이나 할 수 있는 '억지정치·패거리정치'에 다름이 아니니까요.

여기에 이한구 원내대표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다음달 2일에 있을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해야만 합니다. 물론, 박지원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이 되든, 부결이 되든, 그 자체가 '셀프 빅엿'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 또한 이한구 원내대표 스스로도 잘 알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말 그대로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면 정두언 의원과의 형평성을 놓고 '제 식구 감싸기' 또는 '여당무죄 야당유죄'라는 논리를 확인시켜 주는 것이요, 만약 부결이라도 된다면 당내 의견수렴조차 이끌어내지 못하는 무능력한 원내대표임을 자인하는 꼴과 함께 박지원 원내대표·박영선 법사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엄청난 공세와 맞닥뜨려야 할 테니까 이한구 원내대표로서로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으로서는 지금의 야권에서 가장 화력이 강하기로 인정 받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정치생명을 이참에 끊어놓을 수 있다면 대선승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볼만 한 도박일 터이니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결판을 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겠다는 생각입니다. 말 그대로 온전히 정치공학적인 접근법만 가미된 셈이지요.

이미 사법개혁을 천명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당론으로 인해 충분히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검찰로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이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것이고, 또 결과적으로는 박근혜 의원의 대선승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터이니 주저할 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지 - 오마이뉴스


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 스스로가 '할복'을 운운할 정도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검찰에서도 저축은행 피의자들의 진술만 확보된 상황이기에 앞으로의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히 부담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만일 검찰에서 범죄사실을 입증해 내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으로서도 오히려 거대한 역풍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더라도 새누리당의 비박 또는 중립적 입장에 있는 의원들이 정두언 의원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박근혜 의원의 대선행보를 위해 '팽' 당할 수 있다는 반발로써 부결에 힘을 보탤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다음달 2일에 있을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결과에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통합당에서야 가결과 부결이란 각각의 결과를 대해 어떤 입장을 내고, 어떤 전략을 구사해 나갈지, 그에 대한 방안마력에 무척이나 분주할 것은 당연한 일일 테고요. 다만, 어떤 식으로든 나오게 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지도부의 리더십도 그에 맞는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통큰 리더십'과 '큰 인물'이 너무나도 절실한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으로 하여금 '과거로의 회귀'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간절한 것은 이러한 생각 자체가 한낱 기우였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