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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프레시안



부산 정치권에서 촉발된 4.11총선 과정에서의 새누리당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어지간하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정황이 선관위 고발 내용에 근접해 있음에도, 여전히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前의원 등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은 잦은 말바꾸기와 함께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새누리당에서는 해당 인사들에 대한 '제명처리'로 할 일을 다했다는 똥배짱을 부리고 있는 걸까요? 결국 오는 13일, 새로이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이들 전·현직 의원들은 새누리당에서 제명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만, 정말이지 그것만으로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사실 여부를 떠나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은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했던 사건입니다. 단순히 그것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은 단순히 새누리당을 흠집내기 위한 용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무리 이 사건의 배후로 청화대를 지목한다 한들, 사실관계가 명확한 사건이라면 절대로 정쟁관계에서의 피해자 코스프레 정도로 피해 갈 수 없는 사안인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검찰의 수사진행 속도를 보자면 조만간 모든 사실이 드러나게 될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박근혜 의원 입장에서는 지금까지의 혐의 사실 중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에서 수사가 종결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지금까지 밝혀진 현영희 의원에 대한 비리 사실이 너무나 많고, 또 수사의 방향 자체가 박근혜 의원이나 친박계 의원들을 향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 '현영희 리스트'와 중간 브로커 역할의 '조기문 리스트' 또한 박근혜 의원이나 새누리당 지도부에게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새누리당이 갖고 있는 인식과 문제해결능력입니다. 언제나 같은 패턴으로 '탈당 권유' → '출당 조치' → '여론 눈치' → '복당' 또는, '무소속 거수기로의 활용'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는 의원은 자력으로 살아 남아 다시 복당을 하던지, 피해를 주지 말고 장렬히 나가서 전사하라는 셈이지요. 몰론, 출당 조치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향후 언제든지 거수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방안을 마련해 놓았을 테지만 말입니다.


이미지 - 내일신문


정치 쇄신을 하겠다며, 그 첫 번째 의제로 '국회의원에 대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천명했던 박근혜 의원입니다. 하지만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새누리당 의원들에 의해 부결되었고,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지도부 총사퇴 선언을 햇습니다. 허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7월 임시국회까지만 한시적으로 맡을 것임을 밝히고 복귀한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의 직까지 겸직하고 있습니다. [ 관련 포스트 : 이한구, 7월 임시국회 한시적 복귀 아니었어? 박근혜식 꼼수정치!! ]

황우여 대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친박으로부터의 당권장악 또는 비대위체제로의 전환 등의 정치적 목적으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한시적 불참을 선언했던 임태희 前대통령실장, 김문수 경기지사, 김태호 의원은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의 책임을 황우여 대표에게 물었고, 조건부 합의를 얻어냄으로써 후보경선에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진행은 또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관리자의 재임기간 동안 있었던 책임은 현역이 져야 한다며 박근혜 의원의 면책을 주장하는가 하면, 비박주자들과의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도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前의원의 비리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을 당에서 져야 할 사안인지, 아니면 개인적 비리로 끝낼 사안인지 심사숙고 한 뒤에 당 대표 사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곧바로 입장을 바꾸지 않았던가요?

이미 비박주자들이후보경선에 복귀한 마당이니,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그에 맞는 해석을 억지로 끼워 맞춤으로써 당 대표 사퇴 만큼은 피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지는데요, 이와 같은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보의 행태는 국민으로 하여금 분노 게이지를 치솟게 하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미지 - 이투데이, 좌로부터 현영희, 손수조, 현경대


어쨌든, 현영희 의원에게서 차명 후원금이나 실비 제공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친박 인사의 이름에는 박근혜 의원의 입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이정현 최고위원, 박근혜 의원의 정치멘토그룹 7인회에 소속된 현경대 前의원,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을 위해 전략적으로 기획된 박근혜 아바타 손수조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외에도 친박계 의원 몇 명의 실명이 여의도 정가에서는 거론되고 있으니 얼마 만큼의 파괴력을 갖고 있는지 지금으로선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입장을 밝히게 될 이들 인사들에 대해서도 슬슬 궁금해집니다. 가뜩이나 서청원 前친박연대 대표와 연관되어 있는 사안을 갖고 문재인 상임고문을 공격하자니 명분과 실리가 부족한 박근혜 의원입니다. 대선주사로서의 안철수 원장에 대한 공세도 박근혜 의원이 그 동안 걸어 온 친재벌 행보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자칫 지지층의 이반현상만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종걸 최고위원의 막말에 대해서도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만, 당내에서조차 과잉대응이란 의견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어제는 박근혜 의원 지지자가 김문수 경기지사의 멱살을 잡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 되기도 했습니다. 안그래도 동원유세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인지라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깎여나가는 지지율을 대책 없이 바라만 봐야 하는 박근혜 의원의 속앓이가 폭염보다 뜨거울 것 같은 요즘이겠습니다만, 그런 반성 없는 모습을 지켜 봐야 하는 국민들 가슴에도 분노가 솟구치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