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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SBS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안 처리가 단 1초만에 만장일치로 처리되었습니다. 현역 의원을 제명하는데 이리도 쉽이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무리 내부결정이 나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형식적으로나마 찬반논의 정도는 하는 것이 모양에 맞는 일일 텐데 말이죠.

당원 및 현역 국회의원의 제명처리와 관련하여 새누리당 당헌·당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하며,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위원회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 후 의원총회 재적의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한다


즉, 국회의원 제명을 위한 표결 요건만 명시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절차에 대해선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일 텐데요, 어쨌든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의결했다손 치더라도, 의원총회에서의 재적의원 2/3 이상 찬성을 얻는 과정 만큼은 반드시 거쳤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미지 - 경향신문


그런데 이번 현영희 의원의 제명과 관련해서는 의원총회에 참석한 120명의 의원들이 제대로 된 표결처리 과정을 생략한 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하더랍니다. 그것도 요식행위로서의 찬반논의 조차 없이 '단 1초만'에 이뤄졌다고 하니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을 수밖에요. 설마 런던올림픽 펜싱 경기에 참가했던 신아람 선수의 1초는 아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묘하다는 것입니다. 얼핏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에서와 같이 이번 의원총회에 참석한 120명의 새누리당 의원들 중 최소 한두 명 정도는 현영희 의원의 제명에 반대할 법도 했으리란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개중에는 현영희 의원과 비슷한 입장에 놓인 의원도 분명히 있을 것이요, 또 한편으로는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의원도 분명히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번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 처리는 어떻게 일사천리로 이뤄졌던 걸까요? 그야 당연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 박근혜 의원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차단해야만 하는 악재인 셈이죠. 그러니 제명안이 상정된 의원총회에서 반대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순식간에 이한구 원내대표는 제명안의 가결을 선포했고, 결국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던 것입니다. 명목상으로는 반대의견이 없으니 거수나 투표 등의 표결 처리가 필요치 않다는 당위성까지 확보하면서.


이미지 - 서울경제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이번 현영희 의원에 대한 제명 사유가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새누리당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로서는 쉬이 반대의견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겝니다. 자칫 '현영희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기라도 할라치면, 그 자체만으로도 될 수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의총장 맨 뒷좌석에는 모두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박근혜 의원을 의식해서라도 소위 '찍히는 행동'은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말입니다 반대의견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번 제명안을 표결에 붙였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그것도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서와 같이 무기명 표결 처리를 했다면 말입니다. 아무래도 만장일치 즉, 120명 전원 찬성의 결과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 않았을까요?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붙여졌던 시각, 박근혜 의원은 지방에서 선거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작 자신의 거취와 밀접한 관계가 있던 이번 현영희 의원의 제명안 처리 의총장에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 1초만에' 의총결과는 박근혜 의원이 원하는 방향에서 이뤄졌습니다. 정녕 박근혜 의원의 제왕적 위엄이 소름 돋는 대목이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