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연합뉴스



지난 4.11총선에서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보여준 행보는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저 묘하다고 하기에는 확실히 뭔가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요. 딱히 그게 무어라고 콕 찝어내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영 게운치 않은 것만큼은 사실이더랍니다. 게다가 김종인 위원장이 가진 바 알맹이에 비해 너무나 과대평가된 인물인지, 아니면 경제통이란 명성에 걸맞는 파워를 여전히 갖고 있는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요.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특히나 새누리당 내에서는 제왕적 카리스마로 덧칠한 박근혜 후보에게 쓴소리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벌써부터 박근혜 후보가 집권이라도 한 듯 대놓고 권력의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국민행복캠프를 향해 매일같이 퍼붓는 비난 발언은 '정치적 쇼'로 비쳐질 만큼 그 강도가 센 것도 사실이니까요.

지금까지 18대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키워드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만 놓고 보더라도 김종인 위원장이 이한구 원내대표와 벌였던 설전은 쉬이 볼 수 없을 만큼 치열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사안이기도 합니다만.

허나, 항간에서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를 선점하기 위해 기획된 '고도의 정치 쇼' 또는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의문이 끝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종인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벌였던 논쟁이 필요 이상으로 언론에 노출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으니까요. 어쩌면 새누리당이 대기업 및 보수진영의 이탈 방지 역할은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맡기고, 중도 및 개혁성향을 가진 계층으로의 외연확장은 김종인 위원장의 몫으로 돌렸다는 추측도 터무니없어 보이는 것만은 아닐 테고요.

사실 그동안 불탄은 박근혜 후보가 이한구 원내대표를 '왜 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러한 생각은 김종인 위원장 쪽으로 서서히 흐르게 되더랍니다. 친박이자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의 정치지향점은 박근혜 후보의 본디 민낯과 꼭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 뉴스1


즉,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51%의 지지율을 끌어내기 위해 겉치레로 '국민대통합'이니 '경제민주화'니 하며 외연확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한구 원내대표보다는 오히려 김종인 위원장 쪽이 상대적으로 버려질 위험이 많아집니다. 물론, 45% 전후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전통적 콘크리트 지지율로 대선승리를 장담할 수만 있다면, 구태여 이 같은 낯간지러운 행보를 선택하지 않았을 테지만 말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김종인 위원장 역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최근(9월 14일)에 있었던 '경제민주화 심포지움'에서도 '토사구팽'이란 말이 언급되기도 했으니까요. 특히나 1979년에 있었던 10.26사태에 대해서도 김종인 위원장은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아마도 박근혜 후보로서도 그냥 넘기기 못할 만큼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박근혜 후보는 10.26사태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개인에 의해 발생한 우발적 행동으로 규정해 왔으니 말입니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박 전 대통령이 왜 10·26 같은 비운을 맞을 수밖에 없었겠느냐. 1960~70년대 경제개발에 성공해 빈곤을 해소하고 국민 의식도 바뀌었는데 정치가 그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강압 수단을 쓰다 한계에 부닥친 결과가 10·26사태이다.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 할 수도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어느 시점이 되면 자연스레 박근혜 후보가 내치게 되던가 아니면 자존심 강한 김종인 후보가 먼저 떠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
정권이 국민의 인식, 행태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불가능해진다. 성공이 자기의 실패를 수반하게 된 게 10.26사태"라고 강변하는 김종인 위원장의 입장을 과연 박근혜 후보가 수용할 수 있을런지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