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불탄의 촛불누리/가짜보수 수꼴 : 2012. 9. 1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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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한겨레
박근혜 후보가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꽤나 많은 득표활동을 벌였습니다만, 어째 요즘들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같습니다. 딴에는 자존심도 구기고, 아쉬운 소리도 하면서 '보여주기 정치'에 한창인 박근혜 후보입니다만, 도움이 되어야 할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연일 '16호 태풍 산바'를 능가하는 초대형 악재만 터뜨려대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 아닐런지요.
그렇지 않아도 정준길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과 김병호 공보단장의 '인혁당 사과' 관련 발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박근혜 후보인지라 이번의 홍사덕 前위원장의 카운터 펀치는 실로 엄청났으리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 누구도 아닌 경선 캠프의 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前위원장이었으니 말입니다.
홍사덕 前위원장이 이번에 박근혜 후보에게 날린 카운터 펀치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입니다. 또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도록 고발한 당사자는 지난 번 현영희 前새누리당 비례의원의 '공천헌금' 의혹과 마찬가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었고요. 그러니 도저히 걷잡을 수 없는 사면초가의 형국에 내몰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관위가 홍사덕 前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토록 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난 4·11총선과정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과 관련, 수천만 원의 금품을 제공 받았다는 것이니 이는 곧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뜻이 됩니다. 결국 홍사덕 前위원장은 검찰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는 셈이지요.
그런데 이 사건에서 재미있는 것 하나는 홍사덕 前의원이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돈을 받았을 때의 상황입니다. 선관위의 고발 내용에 따르면 상자 하나를 받았는데 거기에는 5만원 권 현금으로 5,000만 원이 채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추석과 설에 택배로 받았던 30만 원 상당의 고기 세트 안에도 각각 현금 500만 원씩이 함께 동봉되었다지요? 정치 관련 뉴스나 '시티헌터'와 같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을 선관위 검찰고발 내용에서 그대로 보게 되었으니 그 친근함(?)에 저도 모를 실소가 흘러나오더랍니다.
MBN 뉴스 캡쳐 이미지
물론, 홍사덕 前의원 입장에서는 일단 모르쇠로 일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박근혜 후보의 대선행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이 아니었다는 것", "수입 내역을 회계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회계 보고까지 누락시켰다는 것" 등은 홍사덕 前의원도 무조건 발뺌만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에게 누가 되는 행동은 절대로 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박근혜 후보나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몹시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테지요. 어쩌면 현영희 前의원의 '공천헌금'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홍사덕 前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있어서도 정치적 목적을 가진 누군가의 기획설에 무게를 두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세간의 관심이 온통 이번 홍사덕 前위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쏠려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향후 검찰 수사에 관계 없이 홍사덕 前위원장이 출당이나 제명조치 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모양이고요. 왜냐하면, '공천헌금 사건'으로 현영희 의원이 새누리당에서 제명조치를 당한 것과 이번 홍사덕 前위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 너무나도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형평성의 논리에서 비껴갈 수 없을 정도로......
어쩌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이번 홍사덕 前위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역시 개인적인 불법행위로 몰아가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와의 무관함을 강변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더군다나 새누리당 안대희 쇄신특위 위원장의 '친·인척 및 측근들에 대한 비리 척결'을 공언한 시점이다 보니 어물쩍하고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뭐, 그래봐야 결국 지금껏 보아왔던 '박근혜식 꼬리자르기'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터이니 딱히 기대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허나, 한가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이렇게 쉬이 선택한 '꼬리 자르기'가 언제까지나 마냥 통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껏 잘라낸 꼬리 만큼 고스란히 상처로 남게 되고, 언젠가 그 상처들은 잘라낸 몸통을 망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