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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연합뉴스



박근혜 후보가 중앙선대위 인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박근혜 캠프가 함께 하길 희망하는 인사들마다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거절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듭 반복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박근혜 후보가 현재 겪고 있는 인재 난맥상은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이미 처절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캠프가 인선에 거듭 실패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애초에 접근에서부터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명망있는 인재를 얻으려 한다면, '삼고초려'까지는 아니더라도 허리 굽혀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나름 침 발라 놓은 인사들이 채 결정을 하기도 전에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기정사실화로 몰아가는 게 박근혜 캠프의 인선과정입니다. 허니, 누구라도 부르면 쪼르르하고 달려올 것이란 그와 같은 착각이야말로 결국에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요.

이 같은 무례한 경우는 '오적'과 '타는 목마름으로'로 널리 알려진 김지하 시인에게도 일어났다 합니다. 박근혜 캠프의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김지하 시인이 유력하다는 언론의 보도를 김지하 시인이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니 말입니다. 박근혜 후보로서는 "정치적 성향이 다른 박근혜 캠프로는 절대로 갈 수 없다"고 했던 배우 손숙 씨에 이어 연거푸 날아든 비보이기 때문에 꽤나 충격이 크지 않았을까 싶더랍니다.

더군다나 동아일보의 뉴스에 따르면 김지하 시인이 지난 7월 19일에 있었던  산문집 '남조선 뱃노래' 출간 간담회에서 "내가 (박근혜를) 칭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자가 집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가 생산보다 훨씬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산자, 생산 시스템, 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흘러간다는 것이다. 남성보다 우월한 여성의 소비 판단력이 생산 시스템에 반영되어갈 때 더 큰 창조력, 힘을 발휘하고 세계 경제가 바뀌게 될 것"이라 했으니 내심 기대하는 바도 있었을 테니까요.

이미지 - 미디어오늘 캡쳐

한 언론이 보도한 기사를 보면
특히 김지하 시인은 자신이 박근혜 캠프 영입명단에 올랐음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하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아울러 "역사인식이 무지한 사람이 전태일 재단을 찾고 인혁당 유가족을 언급하더니 이제 시인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냐는 말에서는 김지하 시인의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겠더랍니다.

어쨌든 언론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중앙선대위 인선을 두고 매머드급으로 구성될 것이라느니, 국민대통합의 비젼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느니 하며 잔뜩 기대감을 키워놓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장하준 캐임브리지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장, 이외수 트위터대통령 등을 영입하는 데에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중한 거절'로 비치겠습니다만, 당하는 박근혜 후보의 속내는 검게 타들어가고 있을 겝니다.

이쯤되면 또 하나의 문책성 인사를 담은 대변인 논평이 새누리당으로부터 나올 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중앙선대위 인선에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했던 몇몇 인사의 성과경쟁은 박근혜 후보의 재가를 받지 않은 독자적 판단이었다고, 그러니 당과 후보의 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