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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뉴시스



지난 10월2일 방송된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했던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이 방송 후 3일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야권과 시민단체의 뭇매를 맞고 있는 걸 보면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합니다만, 충분히 그럴 만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특히 이날 방송의 백미는 "(투표는) 성의의 문제이지 시간의 문제가 아닌데…"라고 했던 이정현 공보단장의 무개념 발언이었을 텐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인용해 보았습니다.


홍지명 : 하나만 더 질문 드리겠습니다. 대통령 선거일 투표시간 연장 문제가 정치권에서 점차 이슈화가 되고 있는데 이 공보단장께서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정현 : 그거 아세요? 혹시. 투표일을 공휴일로 정해서 투표를 권장하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홍지명 : 그렇습니까?

이정현 : 예,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유럽의 영국이나 미국이나 이런 쪽은 평일날을 이용해서 하고요. 유럽의 독일이나 프랑스나 스페인 스웨덴 일본은 일요일을 이용해서 합니다. 우리의 경우에는 완전히 공휴일로 정해서 하고 있고 그래도 못하는 사람은 부재자 투표를 이틀 동안 하게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는 부재자 투표를 10시부터 6시까지 하기로 한 것을 이제 또 연장을 시켜서 아침6시부터 10시까지 하기로 되었습니다. 어떤 비정규직을 포함한 어떤 직장도 투표시간은 반드시 임금에 포함 시키도록 하는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성의의 문제이지 시간의 문제가 아닌데 이렇게 선거에 임박해서 뜬금없이 국민들에게 익숙해 있고 세계에서도 가장 잘 투표를 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이 규정을 손을 보자고 하는 것은 이제 정책이나 준비된 어떤 컨텐츠를 가지고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 뭔가 말썽을 피우고 뭔가 문제 제기를 해서 준비 안 된 부분을 감추려고 하는 그런 술수로 보입니다.



일용직 근로자나 택배 회사 등과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많은 국민들이 졸지에 성의 없는 유권자로 내몰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투표장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처지의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그 같은 발언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외려 이정현 공보단장의 발언이 훨씬 더 무성의했던 건 아닐까요?


이미지 - MBN 뉴스


이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특별본부'를 구성, 투표시간 연장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이정현 공보단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김현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
투표는 성의의 문제이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현행 투표시간인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는, 다수의 노동자의 출퇴근 시간과 겹쳐 투표권을 행사하기 힘들다.

2011년 6월 한국정치학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84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8대 총선을 기준으로 64.1%가 '투표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고,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2.7%가 근무시간 중 외출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것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대선과 총선 등이 법정공휴일이지만, 5인 이하 자영업종사자(2010년 기준 450만명)와 비정규직 종사자(2012년 상반기 580만명) 등 1천만명 가까운 국민들이 제대로 투표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인 것이다.

투표일을 공휴일로 정해서 투표를 권장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대한민국 밖에 없다.

외국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을 선거일로 정하는 경우가 많고, 투표시간 역시 국민의 생활패턴과 연관성을 고려해 유권자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한다.

영국은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15시간), 일본은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13시간), 이탈리아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휴일투표),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평일투표)로 양일간 실시하고 있다.

자꾸 뭔가 말썽을 피우고 뭔가 문제 제기를 해서
준비 안 된 부분을 감추려고 하는 그런 술수로 보인다.

투표시간 연장문제는 행정안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다뤘고 6명이 참여해 민주당 3명, 새누리당 1명이 적극 찬성했고 1명은 유예에 가까운 입장이었다.

따라서 합의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판에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이 새누리당 전문위원의 귓속말에 법안심사소위 합의를 무산시켰다.

그래놓고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느니 야권의 술수라느니 목청을 높여 국민을 호도하고 있으니 국민보기 민망하다.

결론
투표시간 연장 불필요하다.
결론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특별본부 구성, 관철시키겠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선시계는 쉼없이 돌아가고 있을 겝니다. 투표율을 낮춰야만 집권할 수 있는 정당, 젊은 계층의 발걸음을 투표소 이외의 곳으로 돌려야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후보가 이 나라의 집권여당이요,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라는 것이 못내 서글프기만 한 오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