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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청와대



국정감사에 매진해야 할 여야 의원들이 연일 싸움질만 하고 있습니다. 면책이란 특권 뒤에 숨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언어폭력에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봤다", "분명히 어디서 들었다"며 퍼붓는 여당 공세에 어떡해서든 야당이 반박이라도 할라치면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증명을 해보이라는 생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작 자신이 본 것의 실체나 그 말을 해준 사람은 밝히지 못하면서.

언론은 더 심각합니다. 일방의 억지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물론이요, "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이란 수식어를 동원해 온갖 소설을 써내려 갑니다.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행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나 오십보백보입니다. 뭐, 이와 같은 일이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겠고, 또 매년 국감시즌에는 더욱 심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그런지 유별난 것 같습니다.

노무현 前대통령의 NLL 녹취록과 관련, 수시로 말을 바꿔가며 막무가내식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새누리당의 행태는 가소롭기까지 합니다. 거기에 이번에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새누리 장단에 맞춘 널뛰기>를 하고 있습니다. 노크 귀순이나 안녕하세요 귀순으로 구멍이 드러난 동부전선이나 돌아볼 것이지, 아니면 연평도 포격 2주기가 있을 다음달 정도에나 방문할 것이지, 왜 하필 지금 시간에 연평도로 쪼르르 달려가 "통일이 될 때까지 NLL을 목숨 걸고 지켜라"는 훈수를 했던 걸까요?

뭐, MB가 하는 일이 원래 그랬으니 이번에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비중있는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기껏해야 보수층의 결속력을 좀 더 공고히 할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지난 번 독도를 방문한 것이나 이번에 연평도를 방문한 것이나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최초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MB어천가'를 기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 숨은 속내가 고스란히 읽혀지기 때문에라도 혀를 찰 수밖에요.

민주당이 선거 개입을 운운하며 MB의 연평도 방문을 정치적인 의도로 규정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이 MB의 입장이니 딱하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MB가 '내곡동 사저 특검'이나 'BBK 진실규명 재점화'에 기댈 곳이라곤 미우니 고우니 해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밖에는 없을 테니까요.

허나 MB의 이번 연평도 방문이 정문헌 의원으로부터 촉발된 '노무현 NLL 녹취록' 공방에서 새누리당 쪽으로 힘을 실어주고, 문재인 후보의 입지를 흔들기 위해 기획된 것이었다면 한마디로 실패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절묘한 '신의 한수'라기보다는 꼼수이자 오판이요, 결국에는 패착으로 귀결될 뿐이란 말씀이지요.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 작가는 동아일보 종편채널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채널A 화면 캡쳐


이제 레퍼토리도 좀 바꿨으면 좋겠어요. 선거 때만 되면 색깔론을 펼친다든가 우리같은 3대가 병역을 지키는 전력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같은 사람한테 빨간색 칠해버리려고 든다든가. 그것도 상투적으로. 국민들도 거의 동요가 없잖아요. 일부는 먹히지만은 그거는 정당한 방법의 뭐야 선거 활동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페어플레이 하는 모습 보여주면 좋지 않겠습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이제는 더이상의 종북몰이나 색깔론에 당할 국민은 없습니다. 앞서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와 같은 색깔론 공세는 이미 결집상태에 있는 보수층을 더욱 공고히 묶어둘 수는 있겠습니다만, 외려 중도층 유권자들에게는 지지포기를 강요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실제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면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 수치 만큼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아니기에 생각해 볼 대목이지 싶더랍니다.

그러니 지금은 정책으로 승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정쟁으로 표심을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허나 지금껏 박근혜 캠프가 뚜렷이 내놓은 정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좋은 말로 포장된 구상안만 있었을 뿐이었죠. 때문에 이렇게나마 선공을 취해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기사 그렇게라도 야권의 시퍼런 공세의 칼날을 피하고 싶었을 테지만 말입니다. 요즘 들어 또 다시 종북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터이지만.

결국 야권에서는 이명박근혜로 함께 묶을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입니다. 대통령이란 신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의 서포터를 자처하고 있는 MB의 행위에 보수층이 박근혜 후보에게 결집하는 것 이상으로 진보층에서는 야권단일후보로 모여들 테니까요. 여기에 중도층이 가세하고, MB실정에 불만을 갖는 40~50대의 합류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민생을 챙기고 중산층을 북돋을 수 있는 정책경쟁에 올인하는 범야권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