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화성에서 온 팩스 후보'라고?
불탄의 촛불누리/가짜보수 수꼴 : 2012. 10. 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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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무비조이
종일 비가 내리더니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오늘은 바람까지 많이 부는 탓에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것 같습니다. 올 겨울엔 기록적인 혹한이 찾아올 것이란 뉴스가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치솟는 물가에 벌써부터 김장 걱정을 해야 하고, 가스요금와 전기요금를 생각하면 더욱 더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름대로는 센티멘탈한 감성으로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곤 했었는데, 지금은 이렇듯 현실에 매달리게 되는 걸 보면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요즘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는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라 해도 '노무현 NLL'과 '정수장학회'라 할 것입니다. 두 달 남은 대선을 앞둔 상황이니 여야의 공방은 치열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정책경쟁이 아닌 정치공방을 봐야 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 흔한 TV토론회 한 번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것도 유권자로서는 불행이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오늘(10월23일), 즐겨 보는 매체는 아닙니다만, 한 보수일간지가 얼마 전에 있었던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과 관련한 기사를 하나 냈는데, 그 내용이 무척이나 재밌더군요.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는 그에 대한 얘기를 잠시 해보려고 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고아원 원장 같다. 혼자 다 한다.
문화일보 기자와 사석에서 만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고위직 인사가 박근혜 후보의 의사결정 구조를 두고 내린 평가라고 합니다. 아울러 지난 10월21일에 있었던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기자회견도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캠프와의 교감 없이 박근혜 후보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해서 만든 자리였다고 하더랍니다.
평소의 불통이미지가 강한 박근혜 후보의 진면목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고 봐야 할 텐데요,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 내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불통관행'에 대한 심각성을 성통하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수장학회 기자회견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화성에서 온 팩스 후보>라고 하더랍니다. 이 <화성에서 온 팩스 후보>라는 비아냥 섞인 말은 기자회견을 앞둔 박근혜 후보가 여기저기에서 보내오는 보고서를 팩스로 전달 받아 결정했기 때문이라나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팩스를 통해 전달 받은 보고서 중 누구의 것을 참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이미지 - 중앙일보 만평
사실 이전부터 이와 비슷한 내용을 전한 매체는 여럿 있었습니다. 허나, 그 매체들이 한결같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독 아버지 박정희와 관련해서는 "아버지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안다", "그 건에 대해서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귀를 닫는 모습으로 일관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번 박근혜 후보의 정수장학회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하더랍니다.
결국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박근혜 캠프 고위직 인사들이 주창했던 바대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퇴진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나섰습니다. 애초에 그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더라면 논란을 만들지 않고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이번에도 역시 만시지탄의 형국을 자초한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 관련 포스트 : 정수장학회 나와 관계 없다-박근혜, 제대로 엇박자-새누리·캠프 ]
이를 만회라도 하려는지 지금의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에서는 모든 화력을 '노무현 NLL'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보수진영 후보가 들고 나오는 '북풍', '종북몰이', '색깔론'인지라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대부분의 국민들은 민생현안과 직결되는 정책선거에 더 큰 지지와 열광을 보내게 될 것임을 대선후보 모두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