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시간 연장 반대 박근혜, 국민의 선택은 분노? 체념?
불탄의 촛불누리/가짜보수 수꼴 : 2012. 10. 31. 15:41
반응형
이미지 - 경남신문
투표시간 연장 요구가 너무나 거세지고 있습니다. 범야권은 물론이요, 시민단체와 노동자 계층, 심지어 법조계까지 나서서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으니 박근혜 후보와 캠프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투표시간 연장은 과거 한나라당에서도 강력하게 요구했던 사안이었으니까 말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투표는 국민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입니다. 그런데 김태호 터널 디도스 의혹과 같이 투표율을 낮추는 것만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이 나라와 지역구를 대표한다는 것은 이 나라 국민이나 해당 지역구민으로서는 너무나도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지난 10월30일, 박근혜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입장을 "투표시간을 연장하는데 100억 원 정도 들어간다던데 그럴 가치가 있나 하고 생각한다"는 말로 밝혔습니다. 너무나 가당찮은 말이기에 오히려 하품이 날 지경이더랍니다. 결국 박근혜 후보 스스로가 본인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투표율이 올라갈수록 대통령 되기가 힘든 대선후보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니까요.
게다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박근혜 후보가 근거로 제시한 100억 원이라는 사회적 비용입니다. 이 역시 정확한 팩트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국회 입법조사처의 보고에 있었던 바, 예상되는 소요 비용은 박근혜 후보가 언급한 100억 원의 절반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와 무소속 안철수 캠프에서는 곧바로 이에 대한 비난을 하고 나섰겠지요.
재외동포 투표를 위해 280억원 가까운 예산을 쓰면서 40억~50억원이 아까운가 - 민주당 우상호 공보단장
누구나 쉽고 편하고 당당하게 투표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를 주자는 것 - 안철수 캠프 유민영 대변인
허나, 언제나 그랬듯이 하늘이 내렸다는 박근혜 후보의 가이드 라인에 맞춰 박근혜 캠프에서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라고 쓰고 억지라고 읽습니다)를 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문제를 놓고 서명작업을 하고, 촛불시위를 하면서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50일 남겨놓고 투표시간을 바꾸자고 나오는데 이것이 제대로 된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국민 혈세 100억을 더 쓰게 된다 -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
정말 그럴까요? 이미 투표시간 연장 이슈는 정치권을 넘어 시민단체와 노동자 계층까지 번지고 있으니 만큼 이러한 여론의 지지는 범야권에게는 전국적인 국민캠페인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되어 줄 텐데요? 이미 안철수 후보가 "국민이 나서줘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테고 말입니다.
이미지 - 뉴시스
최근 들어 박근혜 후보가 캠프나 새누리당 내에서 보이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권력의지는 무척이나 강하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무리수를 두거나 상황판단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캠프이고, 각계각층의 인물 중에서 엄선한 보좌진일 텐데, 지금의 박근혜 캠프와 보좌진, 측근들은 중심을 잡지 못하는 박근혜 후보를 일깨우거나 바르게 설 수 있도록 서포트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것입니다. 그저 박근혜 후보의 말 한마디에 '우~' 하고 여기로 몰려갔다 저기로 몰려가는 동네축구 행태만 보이고 있으니 고개를 저을 수밖에요.
그러니 박근혜 캠프와 새누리당에서는 투표시간 연장 요구를 국민의 권리문제로 보지 않고 정치공세로 인식하는 수준 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권력형 비리가 아무리 판쳐도 직접적인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과는 달리 투표와 같이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까지 침해받거나 억압받았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경우에는 국민의 분노는 들불처럼 일어나게 될 테니까요.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후보도 동의하고 나섰어야 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후보는 거부의 뜻을 밝혔고,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러니 12월에 있을 대선까지는 어쩔 수 없이 밀어붙일 수밖에 없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국민의 뜻은 분노와 체념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까요? 끝까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