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변석개 이정현, 차라리 정치하지 마라
불탄의 촛불누리/가짜보수 수꼴 : 2012. 11. 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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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연합뉴스
11월의 첫날부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멘붕상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를 가장 경계하고 있던 박근혜 캠프가 문재인 후보에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했는데, 그것을 너무나도 호기롭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는 이슈는 뭐니뭔히 해도 '투표시간 연장'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투표시간 연장 요구는 국민의 기본권이기도 한 참정권의 또 다른 이름이니 천하의 박근혜 후보라 할지라도 반대할 명분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의 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이정현 공보단장이 범야권을 비롯한 시민단체,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투표시간 연장의 목소리를 막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바로 먹튀방지법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만약 안철수 후보로의 단일화로 결정된다면 민주당에 지급되는 정당보조금 150억 원을 포기하라는 것이었죠.
야권이 주장하는 투표시간 연장과 새누리당의 '먹튀방지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함께 논의하자 - 10월29일 박근혜 캠프 이정현 공보단장
아마도 이정현 공보단장은 문재인 후보에게 이 같은 제안을 하고 난 뒤 득의의 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와 캠프, 새누리당 지도부로서는 범야권의 투표시간 연장 요구가 정치적 공세일 뿐이라 여겼을 테니까요. 아울러 절대로 정당보조금 150억 원을 쉽게 포기할 수 없으리라는 판단도 했을 테고요.
이미지 - 한겨레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떡하니 문재인 후보가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하겠다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나섰으니 말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SNS 상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돈 보다 사람이 먼저'인 행보에 열광을 하는 반면, 박근혜 캠프와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둘러 '말 바꾸기', '변명 늘어놓기'로 일관하고 있으니 그 꼴이 너무도 우습기만 하더랍니다. 게다가 저마다 그 변명이라는 것도 하는 사람마다 서로 다르니 이 같은 부화뇌동도 없을 것이요, 영락없는 '억지와 생떼쓰기'일 뿐이더랍니다.
동시에 논의해야 하다는 것이지 연계해 처리하자는 건 아니었다 - 박근혜 캠프 이정현 공보단장
이정현 공보단장 개인의 의견 - 박근혜 캠프 박선규 대변인
지금껏 보아왔던 박근혜 후보의 전매특허인 '꼬리자르기'가 어김없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만 이정현 공보단장도 박근혜 캠프의 선대위 내부 회의에서 이미 논의되었던 사안을 언급했던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니 뭐가 어찌 돌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랍니다.
박근혜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는 근거로 내세웠던 100억 원의 사회비용이 팩트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 이정현 공보단장이 투표시간 연장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먹튀방지법을 문재인 후보가 호쾌하게 수용했다는 점 등은 박근혜 후보와 캠프, 새누리당에게는 엄청난 악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마하니 여론의 반발이 이토록 거셀 줄은, 150억 원의 포기를 이토록 쉽게 받아들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을 테니까요.
이 같은 상황에서 끝까지 박근혜 후보와 캠프, 새누리당 지도부가 투표시간 연장 반대 입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이정현 공보단장 개인의 문제로 꼬리자르기를 감행, 무마하려 든다면 차라리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태산 같이 여겨야 할 공적인 약속마저 이처럼 입장과 손익에 따라 가볍게 바꾸는 이들에게 어찌 참정치의 무게를 기대할 수 있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