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오마이뉴스



산다고 다 사는 게 아닙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라도 보편적 기준과 상식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사람'이란 말이 생겨난 이유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언젠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3가지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혀 뿌리(말)', '손 뿌리(노름 또는 도박)', 'X 뿌리(성교)'의 3가지 뿌리라고 하더군요. 처음 시작이 없다면 당연히 삼가하는 것들이지만 한두 번 하다 습관이 되어버리면 헤어나기 힘든 것들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손'이나 'X'에 입문(?)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 터이니 예외로 둘 수 있겠습니다만, 일상 생활에서 '혀'를 잘못 놀려 애먹는 사람들은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사소한 거짓말이거나, 억지에 가까운 자기 주장이거나, 욕·막말이거나, 이간질이거나를 불문하고서.

정치권에서도 혀로부터 출발한 설화(舌禍)로 인해 곤경에 처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새누리당과의 합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띄우고픈 이인제 선지당 대표의 '혀'가 공분을 낳고 있습니다. 아무리 대선후보의 자질을 따지기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전직 대통령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부패 혐의에 쫓겨서 자살>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 때문인지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 내부에서조차 이 같은 이인제 대표의 발언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모양입니다. 새누리당과의 합당과 관련, 흡수합병(?)된 약소 정당의 대표로서 한 건 올리고픈 마음이야 십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외려 중도층의 표를 깎아먹는 여론반응만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 SBS


지금 안 아무개와 문 아무개가 공동 정권을 만든다고 하는 거 보니까 경남고·부산고 공동 정권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광주 사람들이 문재인·안철수를 뽑는 것은 민주 역적이고 정의 배반이다 - 새누리당 김경재 대통합위원회 기획조정특보


최근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이른바 박근혜 후보의 '트럭연설'에서 김경재 기획조정특보가 했다는 발언 내용입니다. 아무래도 김경재 기획조정특보의 '혀'가 잘못 놀려진 탓이겠지요. "
통상적인 정책 홍보와 투표 참여 홍보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불특정 다수의 선거구민에게 자신이 소속된 정당에 예비 후보자를 지지·선전하고, 다른 예비 후보자에 대해서는 비방에 가까운 내용의 연설을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판단을 선관위가 했던 모양입니다. 아울러 박근혜 후보의 '트럭연설'과 관련, 새누리당 한광옥 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에게는 경고조치를, 박근혜 후보에게는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함께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하늘이 내린 후보'의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영계가 좋아'의 김성주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 그리고 '홍어X 씹어대는' 김태호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의 '혀'는 이미 많은 이목을 끌어모은 바 있습니다. '터널 디도스'란 신조어의 유발자 김태호 공동의장의 경우에는 '홍어X' 발언 탓에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박근혜 캠프에서는 중앙 차원의 유감 표명은 뒤로 한 채 곧바로 이간계에 주력하는 모양새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란 블랙홀에 매머드급 이슈마저 삼켜지자 어쩔 수 없이 꺼내든 김무성 본부장의 카드인 듯합니다만, 이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임하기 전부터 박근혜 캠프가 주력해 온 선거전략 중 하나이기도 했기에 놀라울 일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간의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자마자 그에 대한 강도를 더욱 높인 것만 다를 뿐이지요.
'야권후보 단일화는 민주당의 덫'이라거나 "민주당의 재집권 구도에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안철수 후보가 들으라는 듯 목소리를 힘을 싣고 있으니 말입니다.



손자병법이나 삼국지를 보면 이간책이 많이 등장합니다.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도 계책과 역계책의 싸움이 많이 묘사되었고, 그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간계(책)입니다. 특히나 전쟁 당사국과 주변국들이 동맹을 놓고 다투는 이간계는 처절하기까지 하더랍니다.

하지만 이간계라는 것은 성공을 할 경우에는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만, 실패할 경우에는 치명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캠프와 안철수 캠프에서는 민주당을 겨냥한 새누리당의 "마타도어 퍼뜨리기, 문자메시지를 통한 조직 동원, 인신공격, 협상내용 흘리기, 여론조사 왜곡시도 등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라는 등의 이간계에 대해 그 핵심을 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인 듯합니다. '정권교체'라고 하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단일화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