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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오윤혜. 그녀는 몇 번을 곱씹어 봐도 가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아니 가수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인물일 것입니다.

오윤혜는 ‘아이 위시(I wish)’라는 노래를 불렀던 아름다운 음색을 가지고 있는 가수입니다. 댄스와 힙합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을 2006년, 발라드 음악으로 처음 가수 명함을 내밀었던 바 있습니다. 그녀의 음악 장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불탄에게는 발라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녀를 보면 몇 명의 뮤지션이 생각납니다. 물론 이 같은 생각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느낌과 취향에 따른 것이겠지만......

우선 신효범이 모피 의상을 입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자랑하던 무대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꺽다리 이상은이 비로소 어른이 되어 돌아온 모습이 생각나고, 다음으로는 섹시미를 내세우며 다시 팬들에게 돌아온 화요비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음색에 있어서만큼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에 숨을 죽이게 됩니다.

지금이란 시간이 알려주는 계절은 분명히 가을입니다. 이 계절이 원하는 것은 그 뜨겁던 여름을 더욱 달구었을 댄스도, 힙합도 그 무엇도 아닙니다. 지난 시간을 추억으로 묻어 버릴 수 있을 만큼의 감성을 건드리는 무엇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발라드의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발라드에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립싱크입니다. 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리는 뮤지션에게는 아주 냉정한 계절입니다. 가을을 타고 오는 가수는 오로지 음색으로, 음감으로, 음정으로 승부를 걸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계절을 기다렸다는 듯 얼굴을 다시 내밀고 나선 이가바로 오윤혜입니다.

그녀의 가창력은 이미 우리에게  ‘I wish'를 통해 검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을에 찾아온 그녀를 보니 문득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핸디캡을 극복할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가수였던가. 그렇게 이 가을이란 계절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겠다며 돌아올 만큼 뛰어난 가수였던가.


그런 그녀의 ‘사랑...... 틀린 이야기’를 타이틀 곡으로 내 건 이번 앨범 발표를 보면서 나는 속으로만 뇌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녕 그렇게 자신있게 돌아왔다면 한 번은 들어봐야 하는 거겠지. 그래! 그렇게 한 번은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것도 괜찮겠지.'

예상은 어느 정도의 현실을 언제나 반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기대가 큰 만큼 돌아오는 감동이 크지 않으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봅니다.




지난 날, 그렇게 멋진 음색을 자랑했던 오윤혜가 새롭게 발표한 음악과 뮤비를 오늘에야 비로소 레뷰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뮤비를 보면서 느꼈던 감흥이라는 것은 조금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지금까지 느낌으로 담아왔던 오윤혜만의 색깔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괴리감까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을 만큼 답답한 웅얼거림 창법, 이전의 오윤혜에게는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설령 그것이 요즘 음악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패턴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불탄으로서는 쉬이 인정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적어도 지금의 불탄에게는 말입니다.

'왜 오윤혜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었던 그 독특한 음색을 이번 음악에서는 담아내지 못했을까? 또, 그 환상적인 가사전달력에 심금을 자극하던 그 목소리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금 이 순간 불탄은 가수 오윤혜가 가슴을 쥐어짜면서 불렀던 ‘I wish’를 듣고 싶습니다. ‘사랑...... 틀린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는 ‘I wish’에 대한 갈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 오윤혜는 지난 17일부터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면서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겠지만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눈을 감고 집중해서 들어 봅니다. 적어도 오윤혜가 전하려는 사랑의 의미 만큼은 들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