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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체통이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2003년에는 3만 8천여 개에 이르렀던 우체통의 수가 2008년 말에는 2만 5천여 개로 35%나 줄었다고 하니 2013년의 오늘은 그보다 더 줄었지 싶더랍니다. 도심 우체통의 우편물이 하루 평균 1~2통 밖에 되지 않은 탓에 얻게 된 집배원의 소외감도 원인 중 하나라고요.

인터넷이 실생활에 깊숙이 관여함으로써 이제는 이메일 사용법을 모르는 어른들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구청이나 복지회관 등에서도 인터넷 사용법을 쉽게 배울 수 있기도 하려니와 떨어져 있는 가족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라도 휴대폰 문자 정도는 기본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버렸으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불탄의 부모님은 지금도 휴대폰 문자를 보내는 법이나 인터넷 사용법을 모르시더이다. 하기사 직접 통화를 하는 게 훨씬 정확하고 빠를 터이고, 또 뭔가 조작한다는 게 번거롭다 여기실 만도 할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손편지에 대한 향수가 많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문에 걸려 있는 우편함을 기웃거리며 편지나 엽서, 카드를 기다리던… 밤새 몇 번을 고쳐쓰고 나서야 겨우 작성한 편지 한 통을 들고 필통을 뒤져  찾아낸 우표에 침 발라 붙이면 떨어질까 봐 풀칠까지 해서 꼭꼭 눌러 붙이고는 등교길 교문 앞에 있는 문방구까지 정신없이 달려갔던… 그리고 문방구 앞에 반갑게 자리하고 있는 빨간 우체통에 주소와 이름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하고는 두근두근하던 가슴 달래가며 편지를 넣은 후에야 안심이 되었던…
 
수수께끼 책에서도 거의 맨 앞쪽에 있었던 것은 우체통이었던 같습니다. "위로 먹고 앞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무선호출기(삐삐)가 거의 사라졌듯이 언젠가는 빨간 우체통도 추억의 이름으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고, 듣고 싶어서 줄까지 서가며 차례를 기다렸던 공중전화기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한결같이 기억이 나는 것들이고, 간절히 그리워지면 추억이 되는 것들이련만. - by 불탄 090211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