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국 드라마나 아이리스와 같은 우리 드라마에 등장하는 국가정보원들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허나 우리나라 현실 정치에 있어서의 국정원이란 조직은 너무나 초라한 탓에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 지난 18대 대선 기간 중에 발생했던 국정원직원의 정치개입 댓글 사건이나 최근에 드러난 원또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뿐만 아니라 하물며 반값 등록금 공세를 차단하려는 공작 문건까지 아주 가관이더랍니다.

본디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정원이란 조직은 그 존립자체가 중립적인 자세에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특정 권력에 꼬리를 흔드는 조직이라면 비선이라 해야 할 테니까요. 그런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버리고 최고권력자와 그가 속한 공당의 체제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요.


5월 20일 오후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검찰 - 민중의소리


검찰 수사에서도 많은 허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국정원 3차장에 소속되어 있는 심리정보국에 국한해 수사를 벌여 왔지만 국정원 2차장에 소속되어 있는 국익전략실에서도 정치 개입에 관한 문건들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때문에라도 원세훈 前국정원장이나 이명박 前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특히 국정원의 정치 개입 문건을 작성한 책임자가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신뢰형성이나 국정지지도 제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지금의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수혜자라는 방증이라 하겠으니 오히려 악화될 뿐이겠지요. 허니,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확대를 지시하고, 명확하게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입니다.

조속히 국정조사 실시하거나 청문회를 열어 이번 기회에 털어낼 것은 과감히 털어내고, 또 다시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무겁게 해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하는 것도 물론이고요. 그것이야 말로 국민적 저항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