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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실내놀이터. 동네마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맘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그들만의 세상이 하나씩은 있을 법 합니다. 어쩌면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가정이란 존재가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도 아이들의 웃음 덕분일지니, 어쩌다 한 번 그곳에 데리고 가는 것을 생색낼 필요도 없을 테고요.

지난 금요일, 불탄은 아이들에게 돌아오는 주말에 어린이 실내놀이터에 데려다 주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휴일을 애타게 기다렸고, 휴일인 오늘 아침엔 어지간히 부산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들 다 가는 여름휴가를 여지껏 집구석에서 보내야 했턴 탓인지 오늘의 외출에 여간 들떠있는 게 아닙니다.



정말이지
아이들의 웃음은 가정의 행복을 키워나가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삶의 소중한 활력소입니다. 아이들이 아프거나 무언가 못마땅한 것이 있어 심통을 부리기라도 할라치면 그날 하루의 행복은 여지없이 깨져버리니 말입니다. 날씨까지 짜증의 지수를 올리는 일에 동참을 하노라면 급기야 목소리까지 커지게 되는 것도 다반사이고요.

집에서 가깝지 않은 곳이기에 택시를 타고 실내놀이터에 도착하니 곧바로 아이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아빠, 엄마가 뭐라 하기도 전에 신발을 벗어재끼고 놀이터로 달려가는 모양새가 다람쥐를 빼다 닮았습니다. 그때부터 아빠나 엄마의 존재감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또래 아이들과의 놀이공간만 존재하게 되지요.

뛰고, 뒹굴고, 매달리고, 쫓느나 정신이 없습니다. 가끔 물을 마실 때나 간식으로 챙겨간 과자 부스러기를 먹을 때가 아니면 아빠, 엄마 근처에는 오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너무 많이 들어 귀에 딱지가 앉았을 '하지 마라' 시리즈에서의 해방감을 나름대로 만끽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동안에는 정말로 아빠,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전혀 없습니다. 준비해 간 책을 읽거나 아이들이 빠져나간 컴퓨터 빈자리를 찾아 인터넷을 하거나, 잠시 건물 밖으로 나와 이것 저것 필요한 용무를 보는 것이 고작입니다.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즐거움을 가지는 것만큼 아빠, 엄마도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죠. 주변에 있는 비슷한 연령의 치마족과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노라면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며 미소를 지으면 그만입니다. 때론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밖을 향하는 바지족을 따라나서 담배 한 개피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굳이 유명 연예인이 모델로 등장하는
고급 키즈카페가 아니더라도 이렇게나마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실내놀이터에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웃음의 크기와 강도는 고스란히 아빠, 엄마에게 전해짐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테고요.

약정된 시간이 지날 무렵 다음을 약속하는 아빠, 엄마의 목소리에는 더 놀고 싶어하는 우리 떼쟁이들을 착한아이로 만드는 마법을 가지고 됩니다. 아니, 어쩌면 잠시나마 집안을 탈출하고픈 아빠, 엄마에게는 유혹적인 쉼터일런지도 모를 일이고요. 몇 시간째 뛰어다닌 아이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런 웃음과 흘러내린 땀방울이 함께 어우러져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 By 불탄 090727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