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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범죄를 꼽으라고 한다면 과연 뭐라 답해야 할까요? 국가와 문화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기에 쉬이 말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사이코패스'에 의한 범죄를 가벼이 대할 수 없겠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범죄의 일정 부분이 '사이코패스'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영화 '트랩'에서 내건 카피입니다. 해마다 유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도 실종에 관한 접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러한 주제에 어느 정도 탄탄한 스토리를 엮어낼 수만 있다면 흥행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쪽박은 차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영화 '트랩'은 순전히 '리차드 기어'라는 걸출한 배우 때문에 관람을 결정했던 영화입니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 충분히 접할 수 있었던 네티즌과 평론가들의 혹평 덕분에 일체의 기대감을 갖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줄거리나 클라이막스, 반전 등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관람 후 머리 속에 각인될 만한 특별한 '꺼리'라는 게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감동이나 느낌, 실망과 같은 감정소속군이 영화 상영시간동안 하품조차 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애써 불만을 표출해 보라 한다면 'The Flock'으로 이미 2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를, 게다가 DVD로도 이미 소개된 영화를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서야 수입배급사를 통해 상영을 하는 건 지 당췌 모르겠더랍니다.




어쩌면 영화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은 만큼 제대로 싼값에 들여올 수 있는 장점과 최근의 우리나라 사회상 즉, 연쇄살인범에 대한 공포와 분노에 편승하려는 수입배급사의 노림수 때문이겠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흥분을 하거나 단 한 번이라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조금은 인정할 수 있았을 테지만….




'유위강이 감독을 한 작품인데...'라고 하는 아쉬움이 종영을 알리는 허망한 화면과 함께 머릿속에 가득했습니다만, 그나마 건진 것 하나가 있다면 '리차드 기어'가 보여준 성숙한 내면연기 정도가 아닐까 싶더랍니다.

10대 소녀의 실종사건을 '단순가출사건'으로 결론 내리는 경찰. 허나 그건 연쇄살인범이 연출하는 사이코 무대에서의 스토리였을 뿐이었습니다. 보안국 요원인 주인공과 경찰 그리고 실종자 부모들은 연쇄살인범의 각본에 따라 방향도 못잡고 우왕좌왕 하는 허수아비들이었지요.

만약 여기에 숨막히는 긴장감과 스릴, 액션, 그리고 적절한 반전이 있었다면 분명히 어느 정도의 흥행은 보장 받을 수 있었겠단 생각입니다. 허나 이 영화는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토막난 살점 몇 개만으로 영화의 장르를 설명하고 있을 뿐. 그렇기에 두고두고 많은 아쉬움이 남을 만한 작품이라 할 것입니다. - By 불탄 090203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