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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 현재, 각종 언론매체들은 벌써부터 전력대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뉴스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블랙아웃'이란 용어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대안을 마련치 못한 정부에서는 일반 시민들에겐 전기절약 캠페인을, 업체들에겐 에어컨 온도의 상향 조정과 에어컨 가동 중 출입문 단속을 주문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우편함에 꽂혀있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볼 때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겁부터 집어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대체 이번 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왔을까…' 하며.

그런데 왜 가정용 전기요금은 유독 비싸게 느껴지는 걸까요? 얼핏 가정용 전기는 쓰면 쓸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는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미지 - 영남일보

한국전력이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적용시키고 있는 이 누진제의 함정, 아마 겪어본 가정에서는 이 누진제라는 게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누진율이 최고 1,170%나 된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는 가정은 그리 많지 않으리란 생각입니다.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부과하고 있는 누진제를 문학과학통섭포럼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3년 1차 석유파동(오일쇼크)을 계기로 산업체의 생산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가정의 전기소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던 것이라고 한다. 국제적인 관례를 보면 외국은 대부분 누진제가 없고 단일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이 누진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 1.1배, 1.4배, 1.9배로서 우리나라의 가정용 누진율 11.7배에 비하면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니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 문학과학통섭포럼


구    분 100㎾h 이하 101~200㎾h 201~300㎾h 301~400㎾h 401~500㎾h 501㎾h 이상
요  금(원) 57.9 120.2 179.4 267.8 398.7 677.3
누진율(%) 100 208 310 463 689 1,170

가정용 전기사용 누진요금 및 누진율(2102년 8월 기준)


위의 표에서와 같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적용된 누진제는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에 비유해도 전혀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아무리 참기 힘든 열대야라 할지라도 누진율에 따라 팍팍 올라가는 전기요금 단가를 떠올린다면 쉽사리 에어컨 가동 버튼을 누를 수 없을 테지요.

그래서 문학과학통섭포럼에서는 다음과 같이 "국민만 봉이냐?"라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비치는 건지도 모릅니다.


지금이 중세봉건사회도 아니고 자유경제체제하에서 1,170%의 높은 누진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정말 기가 찬다. 이것은 정부가 눈감아주고 한국전력이 천문학적인 누진제로 국민을 봉으로 만들고 있다는 증거다. 거기에는 언론ㆍ방송까지 가정용 누진제로 고통 받는 국민에는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바로 광고주이기 때문에 파헤칠 수도 기사화할 수도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재벌기업까지도 원가이하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믿고 이해하겠는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 문학과학통섭포럼


이미지 - 부산일보


또한 한국전력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 전기사용량은 1998년 163kwh에서 2011년에는 240kwh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300kwh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 비중도 5.8%에서 33.2%로 급증했다고요. 결국 누진율이 크게 높아지는 300kwh이상의 가정은 하루 두세 시간 정도의 에어컨 사용만으로도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셈이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누진제가 적용된 때가 지난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였으니 올해로 40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러한 불합리한 과금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방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불탄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혹여라도 골치 아프게 대기업에게 손을 대느니보다 순진한 일반 국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게 훨씬 낫다는 셈법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이유에서 불탄도 문학과학통섭포럼에서 주장하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완전 폐기에 공감합니다. 만약 이런저런 사정으로 완전폐기가 어렵다면 미국, 일본, 대만의 누진율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주길 촉구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