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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무렵 청주 사창사거리, 습한 기운을 가득 담은 바람과 몇 번이나 번쩍이던 벼락은 급기야 소낙비를 불러내고 말았습니다. 장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는 차라리 퍼붓는다는 표현에 걸맞을 정도였지요. 혹시나 열려져 있을지 모를 각 방 창문과 빨래 건조대가 있는 베란다 걱정으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다행히 불탄만 쓰는 제일 작은 방과 베란다 바닥만 조금 젖어 있어 금새 깨끗이 닦아낼 수 있었지만, 비와 땀과 더위로 인해 몸은 있는대로 늘어지게 되더군요.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 간절했던 시간이었지요. 벌써부터 이러니 올 여름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랍니다.

오늘도 불탄은 전기요금, 그것도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포스팅을 이어가게 될 텐데요, 왜 한국전력은 기업의 최대 존립목표라 할 수 있는 이윤추구를 포기하고 있는지, 그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최근 한국전력에서는 민간발전소를 통해 값비싼 전기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원전 비리로 인한 부품조달 어려움과 시운전을 핑계로 원자력발전소가 멈춰 섰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는 않더랍니다. 왜냐하면 한국전력이 원자력발전소를 대신할 전기를 사들이는 곳이 왜 하필이면 민간발전소이어야만 하는지 당췌 알 수가 없겠더란 말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전력이 전기를 매입할 수 있는 곳은 굳이 민간발전소의 비싼 전기가 아니더라도 한국수력원자력(52.56원/Kwh)이나 한전 화력발전(88.82~126.01원/Kwh)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매입한 전기를 한전은 가정용으로 119.99원/Kwh, 일반용으로 101.61원/Kwh에 판매하게 되는데요, 왜 산업용으로는 81.23원/Kwh에 공급하고 있는지 불탄은 알다가도 모르겠더랍니다.

더군다나 한전이 만간발전회사로부터 Kwh당 매입하는 원가는 169.85원이라고 합니다. 원전(52.56원)이나 한전 화력발전(88.82∼126.01원)보다 각각 325%와 130%∼191%씩 비싸게 매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전의 이러한 비정상적인 행태에 대해 문학과학통섭포럼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국전력의 이 같은 행위는 대기업 자회사인 민간발전회사에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결론이다. 전력대란을 대비해서 한국전력이 대기업 민간발전소에 하루에 145억 원을 지불한다고 하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 9월까지 원전 3기가 정비될 경우는 1조 2천억 원을 투입하겠지만, 원전 정비가 11월로 늦추어지면 2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란 비극적인 진단이다.


이미지 - MBC뉴스데스크 캡쳐 이미지, 2013.06.13.


한국전력이 대기업 자회사인 민간발전소에 지불하는 전기값, 하루에 145억 원. 국민에게 징수한 전기요금을 그냥 자신의 임의대로 대기업 자회사에 들이붓는 꼴새 아닌가요? 마치 어제 저녁 사창사거리에 퍼붓던 장맛비 마냥.

한국전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장형 공기업입니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출자했다는 뜻이며, 기업인 이상 이윤추구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올 1분기 누적적자액이 벌써 11조 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이게 무슨 기업이란 말입니까?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당연히 비싼 원자재의 값은 후려치고, 경쟁적 우위에 있는 납품처를 발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가정용 전기요금으로 장난칠 생각만 하지 말고, 임직원 및 퇴직자들 성과급 파티에만 들이붓지 말고, 제발 덕분에 제대로 된 공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순 없는 건가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