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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대선과정에 문제가 됐던 국정원 댓글과 NLL 관련 의혹으로 여전히 혼란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어서 유감"이라고 하는 GH.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벽을 절감케 하더랍니다. 혼란과 반목이라는 말은 적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쓰는 말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여·야 또는, 對국민과의 첨예한 대립각이 형성될 때마다 GH는 어느 한 개인의 비리로 치부해 버리거나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일인 것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며 단문형 화법을 언론에 던집니다. 본인이 직접 할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대변인이나 참모진들의 입을 빌려 할 때가 많습니다.


청외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GH - ⓒ청외대


어쨌든 참으로 오랜 시간을 인내한 끝에 듣게 된 이번 GH의 국정원 게이트 관련 언급에서도 본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옆나라 얘기인 것처럼 느껴지더랍니다. 그것이 비록 공식적인 자리나 기자회견을 통해서가 아닌 청와대에서의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서 흘렸던 말이었다 할지라도.

뭐, 긍정적인 쪽으로 억지로 끼워맞춰 보자면 국정원 게이트와 관련해 앞으로는 더 이상의 
여·야 갈등을 막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테지요. 극한의 감정 싸움으로 소모전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닐 테니까요. 특히 '노무현 NLL'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제기된 것 자체가 유감"이라고 했다지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유체이탈화법이 아닌가요? 지금과 같은 논란을 만든 이가 대체 누구란 말인가요? 18대 대선 기간 중에 있었던 사건들은 차치해 두고서라도 최근까지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국정원에서 자행한 짓, 아니던가요?

GH의 말을 곰곰히 곱씹어 보자면, 이 같은 국기문란 사태를 몰고 온 장본인들에 대해서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어쩌면 전·현직 국정원장을 비롯한 딴나라 사람들의 얘기일 뿐이고, GH 본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대통령의 지시도 받지 않고 독자행동을 일삼는 전·현직 국정원장들의 방종은 두 부녀 박통으로서는 가장 싫어하는 부류임이 분명할 터인데…….

철저한 국가관과 애국애족을 생명처럼 여긴다고 알려진 GH의 평소 모습이라 한다면, 새누리와 국정원의 '노무현 NLL 포기약속' 주장은 NLL을 북한에 헌납하고자 하는 도발임에 분명할지니, 이 같은 새누리와 국정원의 기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함은 물론이요,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또한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 아니던가요? 그런데 어째 지금의 GH는 그리 하지 않고 있는지, 당췌 알다가도 모를 일이더랍니다.

댓글 사건으로 촉발된 국정원의 광범위한 정치개입은 前정부 즉, MB 정권의 실정으로 낙인찍고, 현 국정원장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한 개인의 과잉충성으로 돌리고, 대체 무슨 성과를 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방중포장에만 열심인 것을 보고 있노라니 참으로 답답하고 씁쓸하기만 합니다.

어쨌든 '국정원 게이트'와 '노무현 NLL'에 대한 입을 뗀 GH입니다. 그러니 청와대와 새누리, 주요 기관장, 언론은 함께 뭔가를 또 새롭게 그려나갈 테지요. 이것이 GH정부와 새누리의 정권다지기를 위한 출구전략이라 한다면 그에 대한 기대와 감시를 갖는 것 또한 국민의 몫일 테고요. 진실의 입을 철저히 막아놓은 언론의 좁은 틈새로나마 어떡해서든 매의 눈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