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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창의로 혁신에 성공한 기업 사례로 LG연구원이 가장 꼽은 기업은 애니메이션 장편영화로 대박신화를 써내려간 '토이스토리'의 <픽사 Pixar>였습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
작은 아이디어를 연결하여 혁신을 만드는 기업들"이란 보고서를 보면, 픽사 직원들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픽사 대학의 건물에는 라틴어로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Alienus Non Diutiu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개인의 창의성 향상과 협업을 통해 집단 창의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픽사의 철학이라 하더랍니다.


이미지 출처 - LG경제연구원


컴퓨터의 화소를 의미하는 'Pixel'과 예술 'Art'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픽사는 최초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에 뛰어들어 사람들의 상상 하나하나를 영화로 만들어냈습니다. 3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그들의 첫 장편영화 '토이스토리'는 미국에서 1억9천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 3억6천만 달러의 놀라운 흥행성적을 기록했지요.

이렇듯 창의력 넘치는 탄탄한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CG(Computer Graphics)로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흥행작들을 내놓고 있는 픽사의 주고객층은 어린이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주식회사'에 나온 "요즘 아이들은 예전처럼 겁먹지를 않아(Kids don’t get scared like they used to)"” 라는 몬스터들의 대사는 픽사의 고민과 열정을 대변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나날이 상상력이 풍부해지는 어린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픽사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창의력이 넘쳐나는 한 편의 영화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250명이 팀을 이뤄 4∼5년에 걸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더랍니다. '토이스토리'의 명대사이자 우주비행사 버즈 라이트이어가 도약을 준비할 때마다 외치는 "무한을 뛰어넘어, 비상(To infinity and beyond)!"의 대사는 어쩌면 창의성의 비상을 추구하고픈 픽사의 의지일지도…….

그런데 창의의 구성요소인 knowledge와 skills은 한 사람의 머리 안에 머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조직 전체에 흐를 수 있을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회사가 knowledge, skills을 자산화하여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때 집단 창의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픽사는 '두뇌위원회'라고 하는 프로세스를 두고 있습니다. 두뇌위원회는 경험 많은 8명의 감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작팀이 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현재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까지 조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두뇌위원회에서는 자신들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을 벌입니다. 그런 연후에 제작팀은 위원회의 조언을 받아들일지의 여부를 결정하게 되고요. 제작팀은 언제라도 편안하게 위원회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제작팀 스스로가 문제의 해결방식을 결정함으로써 창의성을 보호받을 수 있는 얷입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러한 창의적 기업들은 한 가지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가인 동시에 다방면에 흥미와 지식을 갖고 있는 'T자형 인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T자형 인재의 경우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knowledge, skills을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분야에서 오는 신선한 자극을 받아들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픽사 대학은 미술, 애니메이션, 영화제작 등과 관련한 수백 종류의 강좌를 제공하는 사내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데생, 조각, 컴퓨터 프로그래밍, 연기, 영화 제작 등 모두 110개의 코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직원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4시간 교육을 받아야만 합니다. 전문지식이 풍부한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신선한 자극, 그 폭을 늘릴 수 있도록 비전문인 다른 분야를 교육하는 것이죠.

요리사가 되고 싶은 생쥐 이야기를 그린 '라따뚜이(Ratatouille)'에서 주인공인 래미의 "두 가지 맛을 서로 섞으면 특별한 새 맛이 창조된다(Combine one flavor with another, and something new is created)"는 말처럼 픽사의 직원들은 다른 분야의 만남을 통해 꾸준히 창의에 대한 자극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픽사의 건물은 광장을 기준으로 좌우의 사무실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성과 감성을 조절하는 좌뇌와 우뇌의 경우처럼 좌측 사무실은 기술 분야, 우측 사무실은 예술 분야가 위치하고 있다나요? 아울러 좌뇌와 우뇌가 만나는 중앙 광장은 픽사의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1999년, 스티브 잡스가 픽사의 본사를 건축할 때 가장 신경을 썼던 곳이 바로 중앙 광장이었는데, 픽사의 다양한 예술가, 기술자, 과학자 등이 서로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도 언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지요? 그래서 회의실, 카페테리아, 화장실과 같은 주요시설을 모두 중앙 광장에 배치했던 것이고요.

그래서인지 초기에는 직원들이 편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중앙까지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불편해 했지만, 스티브 잡스의 의도대로 중앙 광장을 통해서 이어진 수많은 인맥과 그들이 주고 받은 대화는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픽사를 세계 최고의 창의적인 집단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하니, 우리 기업들 또한 곰곰히 곱씹어 볼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