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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前대통령의 '정치, 하지 마라'라는 글이 문득 떠오르는 오늘입니다. 어쩌면 노무현 前대통령은 그와 같은 비극적인 운명을 예감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라고 지칭하진 않았지만, '정치, 하지 마라'란 이 글은 농담이 아닌 진담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을 알리고 있습니다. 권세나 명성을 좇아서 하는 정치라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겠지만, 결국 그마저도 실속은 없고 누릴 수 있는 시간도 짧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 ▶ 정치, 하지 마라 전문 보기 ]


2009년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


아마도 노무현 前대통령은 "사생활, 특히 가족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치명적인 고통이다"는 말에 많은 의미를 담았을 것입니다. 스스로의 선택이니 감당해야 한다는 말은 스스로에게 건넨 자조 섞인 한탄이었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비수와도 같이 날카로운 지적은 계속해서 이어갑니다.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을 지나가야" 하는데, 이 길이 너무나도 고난하다고요. 설사 운이 좋아서, 혹은 처세에 능해서 이 길을 무사히 걸어 나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국에는 "사람들의 비난, 법적인 위험, 양심의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말년은 가난하고 외롭다고요.

불탄은 노무현 前대통령이 지적하셨던 이전투구의 수렁에 잠시 머뭇거리게 됩니다. "민주주의 정치 구조가 본시 싸우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것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당을 서로 나누어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정치는 무너집니다. 정도의 문제일 뿐입니다. 독재 시절에는 여야의 싸움이 전쟁이었습니다. 감시하고 조사하고 죄를 씌워 감옥에 보내고 아이들 직장생활도 못하게 했습니다. 야당은 정치는 고사하고 먹고 사는 것도 힘들게 했습니다. 패자는 살아남을 수가 없었으니 전쟁인 것이지요."

독재 시절에 있었다는 이런 장면은 2013년의 오늘도 GH정부와 새누리에 의해 과감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쟁의 대상들은 정치를 못하게, 아니 아예 씨조차 말려버리고자 하는 궐기가 아주 대단합니다. 양심있는 행동가들에게는 재갈물림과 벌금폭탄으로 응전하고, 올곧은 정치인들에게는 매일같이 언론으로 치욕을 안깁니다. 이제는 정치인이 언론이고, 언론인이 사법부이며, 판·검사가 사업가인 세상입니다. 올곧은 정치인이 되겠다던 민주당 문재인 18대 대선후보가 지금의 이미지정치와 진실에 입, 귀를 닫은 언론과, 원숭이가 차라리 법복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사법부와, 외국에 퍼다주기 위해 시민의 피를 빠는 기업들에 의해 망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라도 노무현의 친구라는 타이틀을 가장 좋아라 했던 문재인이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닌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 불러달라 했을 정도로 문재인 의원에게는 소탈했을 친구대통령, 함께 했던 인권변호사로서는 동료대통령,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함께 꿈꿨던 동지대통령, 그 운명의 대통령을 마치 반려자라도 되는 양 같은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문재인 의원이니 말입니다.

최근 여의도 정치와 시민들 간의 온도차는 너무나도 극심합니다. 국정원의 공작정치에 분노한 시민들은 연일 광장에 나와 국정원의 공작정치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NLL'이 영토포기가 아니라고 믿는 시민들이 태반입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죄 진 놈들 가려내 단죄하라 요구합니다. 지금 촛불의 핵심은 바로 그것 뿐입니다.

그런데 이건 뭐지요? 국정원 공작정치에 온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국조특위가 매일 NLL만 붙잡고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집권당 새누리가 불을 질렀으니 제1야당 민주당이 그 불을 끄는 건 당연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더 큰 맞불을 놓고 싸우던가요. 딱 그것 뿐입니다. 그렇게 하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왜 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피하려는 듯한 행동만 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청와대 국정조사를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날짜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차기 총선에 대비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치열하게 싸우면 뻘짓이나 막말이 나올 수도 있을 테지만, 시민들은 그런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게 됩니다. 하물며 그런 이유로 구설수에 오를까 봐 이미지 세탁에만 관심을 보이다니요? 그러다가도 선거철만 되면 또 금뱃지 구걸하러 나오시려고요?

하! 답답한 일입니다. 그저 한줌도 되지 않을 GH정부의 정권욕과 청와대의 아집과 새누리의 벽창호식 밀어내기 전법을 알면서도 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당연히 맞서면 먼지를 뒤집어 쓸 수도 있습니다. 또, 때론 설화에 휘말릴 때도 있을 테지요. 그렇다고 그게 무서워 꼬리 말고 숨는 것도 당찮은 짓거리라는 걸 왜 모르는 것인지, 아니, 그러고도 추하게 여당 행세나 하고 있는 꼴새들이란…….

하기사 집권당이든 야당이든 그들에게는 이미 국가나 시민이란 존재에 대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 물 좋은 곳에 깃발을 꼽을 수만 있다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아무 상관 없겠지요. 차라리 민주당 일부 의원들처럼 야당으로 있는 게 훨씬 '금뱃지 획득 전략'에는 나을지 모를 일입니다.

왜냐고요? 치열한 집권당 공천을 받으려 애먼 돈만 꼴아박는 것보다는 적당히 '노무현 정신 계승자 코스프레' 한 번 하는 게 속 편할 테니까요. 이런 쉬부럴 말발타~

지금 이 시간에도 GH의 청와대와 새누리에서는 문재인 죽이기 작전에 한창입니다. 아니, 이참에 아예 짓밟아 죽일 기세입니다. 그래도 좋다고 부화뇌동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입니다. 정권이야 누가 잡든지 내 알 바 아니고, 게다가 대통령까지 바랄 욕심이 아닐 바에는 이대로 천년만년 야당 국회의원으로 사는 것이 더 속 편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들입니다. 적당히 놀아나 주고 적당히 회유 당하는 척하면 알아서 채워주고, 게다가 새누리와의 동반성장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들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참으로 엉성하게 짜여진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개입 사건입니다. 허나, 언론을 막아놓고 벌이는 새누리의 정치행태는 상대편의 차포를 훔친 뒤에 벌이는 내기장기에 다름 없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시세는 한발짝만 물러나 보면 누구라도 캐치할 수 있는 상식적인 일입니다. 그런데도 강도범 새누리의 목소리는 커가고 있는데도 상해 피해자인 민주당의 눈치보기는 더해만 가고 있으니 귀신도 이런 데에서는 곡을 할 이유가 없을 테지요?


문재인 18대 대선후보 페이스북 캡쳐 이미지


심증으로는 노무현 前대통령 이후 최대 피해자이기도 한 문재인 의원의 요즘 모습은 그저 짠하기만 하더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였나요? 대화록 왜 없나, 수사로 엄정 규명해야죠? 참여정부 사람들이 2008년 기록물 사건에 이어 또 고생하겠지요. 민주당에도 큰 부담 주게 됐고요. 칼자루가 저들 손에 있고 우리는 칼날을 쥔 형국이지만, 진실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라고 페이스북에 문재인 의원이 올린 글에다 불탄도 댓글 하나를 이렇게 달아 봤습니다. "저도 믿습니다. 진실의 힘을…"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