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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의 이름으로 논평을 냈다고 합니다. "김기춘 비서실장, 과거 '반민주-공안 보수적’'발언 사죄하라'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더군요.

잠시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에 관한 한 박근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인정하더라도 김기춘 실장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은 국민의 눈높이와는 전혀 다른 인선이었다. 김 실장의 과거 경력을 아는 국민들은 좌절감에 빠져 있다."라는 말로 서두를 장식하고 있더랍니다.

맞는 말이죠. 국민의 눈높이와는 전혀 다른 인선이라는 것, 그리고 김기춘의 과거 행적을 보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인선이었음에 틀림 없습니다. 

또한,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의 말마따나 김기춘은 17대 국회의원 시절 당시 국가원수였던 노무현 대통령께 '사이코'라는 몰상식하고 몰염치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던 인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게다가 유신헌법과 관련해서는 "우리 현실에 가장 알맞은 민주주의 제도를 이 땅에 뿌리박아 토착화시키는 일대 유신적 개혁의 시발점"이라는 찬양을 늘어 놓은 바도 있습니다.


이미지 - 민주당 김영근 수석부대변인 네이버 블로그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절망감을 안고 있나 봅니다. 검찰 개혁에 앞서 국가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개혁을 먼저 요구하고 나서보긴 합니다만, 이미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언론과 방송 앞에서는 참으로 미약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대안언론이나 진보언론, 대학교수, 시민들이 '국정원 시국회의'라는 이름으로 현 정권과 맞서며, 시국선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김기춘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은 조금만 노력하면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알아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그런 행위 자체가 어느 정도 시사나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몫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나라 국민의 60~70% 이상은 조·중·동·매·연으로 대표되는 수구꼴통 신문이나 이미 이명박근혜 정권에게 완전히 장악당한 지상파 방송, 이명박근혜 정권의 지원 없이는 단 하루도 꾸려갈 수 없는 종편채널을 구독하거나 청취하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김기춘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언론에서도 한마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 김기춘이 검찰총장직을 수행할 때나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었을 때 보였던 반인권적·반민주적 언사들을 언론이란 이름으로 볼 수 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2013년의 대한민국 언론에는 그런 눈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언론인이나 언론매체로서의 영혼과 자긍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누구보다 인정 받을 수 있는 '정권의 딸랑이'나 '정권의 나팔수'가 더 영예롭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참으로 답답합니다. 그런데 오늘 김대중 대통령의 평소 말씀이셨던 "말과 글에는 자신의 혼이 담겨 있다"를 인용, 김기춘을 평가하려 했던 대목에서는 너무나도 기가 막혀 헛웃음을 흘리게 되더랍니다. 자기들 밥그릇 챙길 때만 찾는 김대중 정신과, 선거 때에만 우려먹는 노무현이 꿈꾸던 세상은 이제 그만 할 때 되지 않았나요?

김기춘을 끌어내리려면 야성을 가진 야당의 모습으로 싸우십시오. 비겁하게 역사의 김대중 대통령 그림자 뒤에 숨어 어떡해서든 이득을 보려하는 저급한 행태는 그만 부리시고요. 적어도 야당의 대표가 김대중이었더라면, 지금의 민주당 의석 127개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더라도 대여 투쟁의 불꽃과 올곧은 방향을 화끈하게 보여줬을 테니까요. 리더십은 분명히 가꿀 수 있는 것이겠습니다만, 확실히 십 중 팔이나 구는 진정성에서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자신들 힘으로만 싸울 수 없다고 그냥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일입니다. 뭔 놈의 똥꾸렁내 나는 자존심은 그리도 차리시는지……. 그 자존심이라는 걸 그쪽에서는 '명분'이라고 합디다만.

되도 않는 국정조사, 그나마 하고 있다는 명분에 취해 오판하지 마십시오. '원.판.김.세' 확실히 끌어내 진상규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민주당에 대해 더 이상의 실망을 하고 싶지 않은 시민들의 바람입니다. 또한, 시민들이 가진 마지막 기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