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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이라고 비판하려면 몇 백만 원은 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 정책위부의장 나성린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아무리 시민들을 장기판의 졸(卒)로 보더라도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것도 집권 여당의 책임있는 자리라 할 수 있는 정책위부의장의 신분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또한, "세 부담이 연간 16만 원 늘어나는 것을 '세금 폭탄'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밖에 안 된다고 하는 것도 시민으로선는 이해하기 힘든 발언입니다.


출처 - 나성린 공식홈페이지


나성린의 생각이 새누리당 의원 아니, 전체 국회의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면 이 나라에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단지 표심을 의식해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만일 나성린의 말마따나 어느 날 갑자기 시민들에게 몇 백만 원의 세금을 더 걷겠다고 정부가 나서기라도 한다면 곧바로 시민봉기가 일어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한달에 1만 원가량 늘어나는 것을 애써 '십시일반'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입도 경박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지급되는 간식비만 해도 연간 몇 십만 원이나 되니 '만 원쯤'은 "그까이 꺼 십시일반 해도…" 별 상관 없겠씁니다만, 우리네 민초들은 한달살이 인생인지라 그 "만 원 그까이 꺼"에도 부쩍 신경이 쓰이는 게 현실입니다. 급여날에 찍힌 숫자라는 것도 며칠만 지나면 제로에 가깝게 되어버리니 앞서 말한 '한달살이 인생'이 꼭 틀리다고만은 할 수 없을 테고요.

그런 시민들을 향해 몇 백만 원 늘려야 세금폭탄이고, 그 정도는 되어야 비판할 수 있다는 말을 입밖에 냈다는 것은 너무나도 심각한 갑질(甲-질)이란 생각입니다. 국회의원끼리 있는 자리에서야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만일 직장인이 밀집된 빌딩촌에서 그런 말하면 자칫 뺨 맞기 딱 좋을 것 같더랍니다.

뭐, 대표적인 수꼴찌라시는 나성린의 말을 곧바로 받아쓰기 하며 두둔합디다만, 불탄의 생각으로는 이런 마인드를 갖고 어떻게 '민생정치'나 '국민행복시대'를 표방하고 있는지 당췌 알 수가 없겠더랍니다. 너무나도 딴판인 다른 세상의 언어라는 느낌, 불탄만의 생각인가요?





조금 전부터 이곳 청주는 엄청난 뇌성을 동반한 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 뒤에 있을 '제6차 범국민 10만촛불대회'가 열리게 될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촛불시민들의 발걸음까지는 막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도 촛불은 시민들의 손에서 소리없이 타오르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권력주체로서의 위엄은 당당하리라는 믿음을 가져 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