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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대했던 이상의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정원 게이트 국정조사특위는 끝내 원세훈과 김용판을 증인석에 세우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오늘 있을 예정이었던 두 증인에 대한 청문회는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여야 모두 충분히 예견했던 일이었지만, 상호간의 감정이 폭발해 고성과 막말까지 주고받았던 모양입니다.

국조특위 신기남 위원장은 원세훈, 김용판의 불출석 사태에 대해 유감을 뜻을 밝히며, 증인의 출석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 노력을 해달라는 당부를 새누리 국조특위 위원들에게 전하며, 16일의 추가 청문회 개최를 은근히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허나, 새누리당은 29명의 증인 중 오늘과 19일의 청문회에 불출석하는 증인들을 위해 마련된(?) 21일 청문회에 출석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며 콧방귀도 안뀌었다지요.


출처 - 노컷뉴스


또한, 새누리 특위 위원들은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내용이란 근거를 들어가며 즉각적인 동행명령장 발부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조치를 취한다는 것일 뿐 무조건적 동행명령을 발부한다는 건 아니었다며 특유의 말바꾸기신공을 유감없이 펼쳐보이는 여유까지 부렸다고 하더랍니다.

그러니 국정조사에 있어서 지금까지 양비론의 자세를 취해왔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보기에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성명을 통해 "지난 대선과정에서 국정원의 불법행위와 이를 은폐하려 한 경찰수사의 전모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며, 원세훈에 대해서는 "현직 국정원장이 이미 진술을 허락했고 대선개입이 업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는 청문회에서 따져 볼 일"임을, 그리고 김용판에 대해서는 "재판기일 운운은 핑계치고는 너무나 군색"한 것임을 지적하며, "여야의 기존 합의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청문회 일정을 다시 조정해서 국정조사 파행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이번 국정조사는 허울 뿐인 것으로 끝나기가 십상이란 생각입니다. 새누리에서는 마지막 청문회 기일인 21일을 끝까지 밀어붙일 터이고, 민주당에서는 16일 추가 청문회 일정을 통해 반드시 원판의 진술을 들어야만 할 테니까요. 만일 민주당이 뭔가에 홀려 21일 출석으로 양보라도 하는 날이면 그것으로 이번 국정조사는 새누리의 완승으로 끝나고, 민주당은 그나마 바닥권이라도 지탱해주고 있던 지지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출처 - 뉴스토마토


결국 다른 대안이 없다고 본다면, 민주당은 어떡해서라도 국정원 게이트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는 특별검사 도입을 관철시켜야 할 것입니다. 국정원의 댓글을 통한 선거개입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자행해 온 공작정치의 끝을 밝혀내야 시민이 납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범법 사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시민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몸통의 위치를 가리키는 나침반은 MB를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국기를 흔들고 찢는 가운데 서울경찰정장인 김용판이 대놓고 사실을 은폐하고 축소함은 물론이요, 가장 민감한 시기에 언론을 동원해 왜곡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현 정권의 수장이 가장 큰 수혜를 얻었다고 한다면 그 범법의 경중에 걸맞는 책임있는 결단을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GH정권 역시 지금의 촛불 정국을 빨리 수습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본인이 당당하다면 지금과 같은 새누리 지도부의 비겁한 행태를 방관하고 있기만 해서는 절대 아니 됩니다. 의혹이 커지면 확신이 되고, 그 확신의 골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면 결국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던 정통성마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될 테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