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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리는 서울광장, 국정원 시국회의 등이 주최하는 촛불대회에 앞서 오후 3시에는 보수 성향의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 신부 103명이 교구가 설립된 1911년 이후 한 번도 없었던 시국선언을 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때도 유일하게 집단적인 의견 표명이 없었던 대구대교구였기에 영남권 시민은 물론이요, 아직 시국선언에 동참하지 않은 카톨릭 교구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시국선언에는 대구대교구 신부 외에도 안동교구 소속 신부 66명, 남자 수도자 72명, 여자 수도자 265명 등 506명이 참여했습니다. 시국선언문에는 "교회의 입장에서 바라본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은 분노를 넘어 우리를 경악"케 했으며,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수준 이하의 댓글 공작을 자행하면서 국가를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음을 강력히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아울러 대전교구 수도자 141명과 원주교구 사제 57명도 이날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하게 됨에 따라 전국 15개 가톨릭 교구 가운데 부산(7월25일, 77명), 마산(7월29일, 77명), 인천(8월7일, 164명), 전주(8월8일, 152명), 광주대교구(7월31일, 808명) 등 총 9개 교구가 이미 시국선언을 하게 된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일에는 수원교구가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의 집전 미사로 시국선언에 임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26일에도 전주교구 신부들이 전주 중앙성당에서 대규모 시국미사를 드릴 예정이라고 하니 현재까지 9개 교구였던 시국선언 참가 교구는 오는 26일까지 총 11개 교구로까지 확산될 전망입니다.


다음은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천주교 대구대교구 · 안동교구 · 대구경북지역 수도회 사제 ∙ 수도자 시국선언문' 전문입니다.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몫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못 뿐이다. (묵시21, 8)


출처 - 뉴스1


진리를 증거하고자 하는 대구 경북지역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천주교 안동교구의 사제 및 수도자 506명은 최근 국가정보원 및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대통령 선거 개입 사태와 이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를 계속해서 왜곡하고 은폐하는 정부와 새누리당 및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을 보면서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교회는 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진리와 정의가 존중받는 나라, 거짓과 부정에 대항하는 나라입니다. 교회는 정의롭지 못한 현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우리에게 불의에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음을 가르칩니다(교회와 인권 57).

이러한 교회의 입장에서 바라본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은 분노를 넘어 우리를 경악하게 합니다.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해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추구한다는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수준 이하의 댓글 공작을 자행하면서 국가를 저버리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국정원은 자신들의 불법적 선거개입을 은폐하기 위하여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는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이에 동조하여 국정원 사태를 해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고, 박근혜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사는 독재자에 의한 부당한 권력 장악의 역사였습니다.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전두환의 군사독재는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저버린 중대한 범죄행위였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왜곡된 언론 보도에 기대어 국정원의 범죄 행위를 덮으려 한다면 이는 한국 현대사에서 부당한 권력 장악의 역사를 또 한 번 반복하는 것입니다. 과거를 돌이켜볼 때 이러한 정권은 결코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고, 결국 국민에 의해 심판받았음을 현 정부는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박근혜 정부는 진리의 엄중함과 고귀함을 잊지 마십시오! 눈과 귀를 열고 국민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법과 원칙을 외면한 교묘한 말 바꾸기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지 마십시오. 그런 일이 계속된다면 대구경북지역의 사제들과 수도자들은 대한민국 국민과 더불어 조금도 망설임 없이 진리를 증거하기위해 나설 것입니다.

이제 대구 경북지역의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천주교 안동교구 사제 및 수도자 506명은 예언자적 사명으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 신앙의 가르침과 국민적 경고를 담아서 박근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국정원의 대통령 선거 불법 개입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2. 국정원의 남북정상 대화록 불법공개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3.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 측이 남북정상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입수한 경위를 철저히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4. 박근혜 대통령은 이와 같은 국기문란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
5. 박근혜 정부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원천적으로 근절할 향후 대책을 밝혀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