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8월 19일에 열렸던 국정원 2차청문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습니다. 국정원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야당의 무딘 창과 철저히 은폐하려는 여당의 막장 방패가 시종일관 충돌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는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댓글활동 당사자인 국정원 요원과 박원동 前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보인 추태는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증인들의 신분보장을 이유로 설치했던 가림막의 용도를 이들 두 증인은 미리 준비한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 즉, 모범답안의 부정사용을 들키지 않는 것으로도 사용했으니 말입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페이스북


이 같은 사실은 국정원 2차청문회를 취재하던 연합뉴스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각 언론매체가 인용보도하였으며, 시민들은 스마트폰 · PC와 같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알리기에 나섰으니, 순식간에 확산되는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포토뉴스의 김직원(국정원 댓글 요원) A4 용지와 박원동 前국장의 문서에는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 형태의 내용이 기술되어 있었으며, 실제 청문회장에서 이들 두 증인이 답변했던 내용도 연합뉴스 카메라에 찍힌 문서 내용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정원 댓글 요원이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이 적힌 문서를 보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김직원 모범답안’으로 촬영된 문서에는 "그 중에는 제 글도 있고, 저와 관련 없는 글들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가 쓴 글이 어느 글인지, 아이디가 어느 것인지 구분해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합니다"와 같은 글이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문서의 '내용'이란 항목에서는 "국가보안법 관련 글 등이 기억납니다", "…주제를 제가 정한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나 종북 세력의 주장이… …련이 있어 정해졌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입니다", "…은 모두 지시에 따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등의 글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박원동 前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가림막 안에서 모범답안을 보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박국장 모범답안'으로 촬영된 문서에는 '김용판 관련 1. 횟수'라는 항목에서 "국정원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없어 서로 몰랐는데, 경찰로 전보할 당시 이름은 들어봤다", "그후 공무로 알고 있는 사이입니다", "16일 통화한 적 있습니다", "오후인 듯한데 시간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몇 분 정도 걸렸을 것이다)", "(공휴일 오전에는 상대방이 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전화를 잘 하지 않습니다)"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 같은 뉴스가 전해지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가 촬영한 내용을 보면 김씨가 작성해 둔 문건과 청문회서 답변한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며 비판하고 나섰으며, 민주당 정청래 특위 간사가 가림막 앞에서 직접 문서의 유무를 확인하는 촌극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국정원 국조특위 정청래 민주당 간사가 증인의모범답안 여부를 확인하는 장면. ⓒ오마이뉴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통해 국정원 차원에서 미리 조율한 답변내용이 들통난 것 아니냐는 의견이 확산되자,
국정원 대변인은 "증인이 준비했는지는 몰라도 원 차원에서는 한 것이 없다", "나도 나중에야 알았다"며 진화에 나서기는 했습니다만, 국정원이 바라는대로 이 같은 논란은 쉬이 수그러질 것 같지는 않더랍니다.

가림막 뒷편에서의 불편한 진실, 굳이 알려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글을 읽고 있는 귀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