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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규탄하는 우리나라 시민의 모습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로이터통신의 보도는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닌, 촛불시민의 주장 또는 요구에 그 포커스를 옮겨가고 있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8월 23일에는 근접거리에서 쵤영된 촛불시민의 모습을 기사로 실었을 뿐만 아니라, 이례적으로 촛불시민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 즉, "박근혜가 책임져라", "특검으로 진상 규명", "불법 당선 박근혜 하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객관적인 보도만을 내보냈던 외신들과는 달리 촛불시민들의 주장쪽으로 포커스의 무게를 실은 것인 바, 우리나라 국내 상황을 보도하는 관점에도 점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이렇게 로이터 통신이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주장을 송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CNN, 로이터 등 해외 외신들이 국내 상황을 이리eh 상세히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 네트워크(정상추 네트워크)'와 같은 시민들의 끊임 없는 기사 제보와 알림 활동도 큰 몫을 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촛불시민의 주장을 로이터통신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 정상추 네트워크의 번역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REUTERS, LEE JAE-WON August 23, 2013


8월 23일 서울의 중심에서 수천명의 한국 사람들이 국정원 스캔들의 책임을 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할 것과, 국정원의 개혁, 그리고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 검사팀 구성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에 참여한다. 지난 12월 대선 이전에 국정원이 여당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를 지지하도록 여론을 조작하는 온라인 비방 캠페인을 수행했다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전 국정원장 원세훈은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2013년 6월 14일에 기소되었다. 피켓에는 "박근혜가 책임져라" (중앙), "특검으로 진상규명" (파란색) 그리고 "불법 당선 박근혜 하야" (왼쪽 하단 빨간색) 라고 적혀 있다.

Thousands of South Koreans take part in a candle-light demonstration demanding an apology from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to take responsibility for a spy agency scandal, reform of the national spy agency and organize a special prosecution team to investigate the scandal, in central Seoul August 23, 2013. Local media reported that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NIS) conducted an online smear campaign to sway public opinion in favor of then ruling Saenuri party candidate Park before last December's presidential election. The spy agency's former chief Won Sei-hoon was indicted on June 14, 2013 in violation of election law, according to media reports. The signs read,"Park Geun-Hye take responsibility!" (C), "Examine truth with special prosecutor team!" (in blue) and "Park Geun-Hye who was elected illegally, resign!" (bottom L in red). REUTERS/Lee Jae-Won (SOUTH KOREA - Tags: CIVIL UNREST POLITICS CRIME LAW TPX IMAGES OF THE DAY)


그래서일까요? 지난 8월 12일, '한겨레21(제973호)'은 <촛불, 국정원, NLL? 차라리 외신 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우리나라 일간지가 외면하는 현실 속에서도 촛불시민의 모습과 국정원 선거개입을 비중있게 다룬 미국 온라인매체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글로벌 포스트'가 7월 18에 보도한 <If you think the NSA is bad …>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Meet South Korea’s spy service, which stands accused of using subterfuge to get a president elected."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빗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캔들은 그런 국내 첩보 활동이 얼마나 쉽게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한겨레21이 정리한 기사의 얼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Protesters hold banners and shout slogans during a demonstration outside the Seoul city hall on July 6, 2013. Over 50,000 people gathered to protest the South Korean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s involvement in the country's last presidential elections.


① 촛불시위를 촉발한 이번 사건은 두 가지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② 6월 말 국정원은 민감한 문서인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시켰다. 대화록은 야당에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이다.

③ 그러나 이 문건을 공개한 목적은 다른 데 있어 보인다. 국정원이 지난해 12월 대선에 개입한 사건에서 대중적 관심을 돌려놓으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이 있다.

④ 국정원 직원들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많은 게시물 · 댓글을 작성했다. 좌파에 대해서는 북한에 동조하는 공산주의 선동 세력이라고 비방했다. 그러나 선전 활동은 오래지 않아 발각되었고, 원세훈 前국정원장은 이를 지휘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전직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최초 조사 결과를 왜곡한 혐의로 기소됐다.

⑤ 국정원은 "국가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대화록을 합법적으로 공개한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문서는 15년 동안 기밀로 보관돼야 하며 국회의원 3분의 2가 동의해야만 공개할 수 있다.

⑥ 지난해 대선에서 3%포인트 차이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혜택을 본 것도 없다며, 전임자인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⑦ 독재자인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는1960~70년대 국정원의 전신(중앙정보부)을 투표 조작 등 '어두운 일'에 동원했다.

⑧ 국제위기그룹(ICG)에선 "박 대통령은 전혀 흠집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엔 탄핵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국정원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입니다. 지난 국정원 국조 청문회를 통해서, 어제 진행된 원세훈의 첫 재판을 통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훼손되어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습니다. 언론을 장악하고,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금력을 살포하는 사회와 국가가 얼마나 피폐해질 수 있는지 충분히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불의에 대한 분노는 행동으로 표출되어야 합니다. 정치력이 실종된 우리나라 국회는 매일같이 권력의 시작이며 끝이기도 한 국민에게 정의로운 행동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어나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해 달라며 맹렬한 기세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은 골목에서, 거리에서, 광장에서 떨쳐일어나야 할 할 때이며, 촛불 쥔 손에는 여한 없이 힘을 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