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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가 내놓은 이번 8.28 전월세대책도 전국 2,200만 주거 세입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습니다. 혹여라도 있을지 모를 전월세값 안정화 정책을 개대했지만, 주택 매매 활성화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집어넣고,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값싼 대출금 받아 집 사라는 내용입니다. 가뜩이나 보증금까지 떼일까 걱정하고 있던 무주택 주거 세입자들로서는 시쳇말로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겠더라는 것입니다. 반면에 투기용으로 여러 주택을 갖고 있던 자, 미분양주택를 보유하고 있거나 임대주택 시공에 참여할 수 있는 건설 및 시공사, 매매 계약을 통해 수수료를 받아 먹을 수 있는 중개업자, 주택을 담보로 확실한 이자놀음을 할 수 있는 금융권에게는 그야말로 "나이스 샷"에 "굿 샷" 레이스까지 절로 튀어나올 판이더랍니다.


출처 - 한겨레


지금껏 국민 대다수와 시민단체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월세값에 절망하며, 다만 얼마라도 잡을 수 있거나 더 오르지 않도록 강제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뭡니까. 한마디로 빚내서 집사라는 것 아닙니까. 가뜩이나 하우스푸어니, 깡통전세니 하며 시민들의 이맛살엔 주름만 깊어가고 있었는데, 오늘 내놓은 전월세대책이라는 걸 접하는 보니 정말이지 까무라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용하다는 생각입니다.

GH정권이 오늘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의 핵심 골자는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유도', '임대주택공급 확대', '소득공제 확대를 통한 전월세부담 완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그 이면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다주택자 · 건설업자에게 GH정권이 주는 확실한 선물이지요. 게다가 취득세와 대출금리까지 인하해주면서 주택매매를 부추기는 것은 전월세 안정이 아닌 집값 띄우기에 협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못 가진 자에게는 멩붕이요, 많이 가진 자에게는 축복이며, 아주 많이 가진 자에게는 천국인 나라로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GH정권은 지금이라도 가진 자를 위한 경기 부양책이 아닌 전국의 2,200만 주거 세입자를 위한 전월세대책으로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폐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분양가상한제의 신축운영이란 다소 모호한 정책을 끼워팔기로 하면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허용 등으로 투기를 조장하고 선분양제의 도입으로 분양가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은 결국 분양가상한제의 폐지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거품이 많이 끼여있는 집값을 앞으로 더 올리겠다는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정책인 셈입니다.

게다가 취득세를 인하하고, 주택모기지를 확대하며, 주택기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열심히 대출 받아 주택 구입에 쓰라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학자금 대출 변제했더니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받으라더라"는 말이 결코 우스갯소리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씁쓸해지기만 합니다. 가계부채 1,000조 시대에 또다른 몰락의 늪을 GH정권이 앞장 서서 파고 있는 형국인 게죠.

결국 전월세상한제와 자동계약청구권을 도입, 상대적 약자인 주거 세입자를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인 전월세정책으로 합당하다 할 것입니다. 취득세를 없애고 대출을 늘리는 것만으로 곧바로 주택매매 활성화가 가시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정부 부처의 흔들림 없는 판단이라면,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이 인기 있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일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