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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제기된 삼성 금품수수 의혹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본래 하나의 사건이라는 것은 여러 각도의 시선에 의해 그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고, 과대포장되기도 하려니와, 축소은폐되기도 하는 법입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14년전인 1999년, 즉 황교안 現법무부장관이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부장 시절로 올라갑니다. 당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삼성그룹 임원의 성매매 사건에서 피의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지요. 황교안에게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5년, 즉 황교안이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있었을 때 '삼성 X파일'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국정원까지 압수수색하는 마당에 끝내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은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도 형식적 서면조사 뒤 무혐의 처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검사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물론 황교안은 사실무근이라 펄쩍뛸 수밖에 없을 테지만, 황교안의 삼성 떡값 수수 의혹에 무게감이 실릴 만한 구체적인 증언들이 복수의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시 황교안이 제시한 자신의 철학과 의지에 따르면, 황교안은 자신으로부터 불거진 이러한 의혹에 대해 스스로 감찰 또는 조사를 받고 깨끗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할 터이지만 웬일인지 황교안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 역시 채 총장에게 들이댄 잣대를 황교안에게는 차마 겨누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이고요. 그러니 여권에서는 정쟁의 수단일 뿐이라며, 야권에서는 고무줄 잣대라며, 쌍방 난타전이 될 수밖에요.

하지만 황교안의 '삼성 떡값 의혹'이 채동욱의 '혼외자' 의혹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황교안이 자신의 권력직분을 이용한 업무상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면 채동욱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사생활 관련 의혹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으로 따진다면, 비슷한 사안에 대해 가정부의 증언을 근거로 한 채 총장의 의혹보다 엄청나게 무게감이 있는 김종필, 김현철의 입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GH의 '사생아' 의혹 또한 감찰대상이자, 정권퇴진의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도 '황교안 폐기설'이 솔솔 피어오르는 모양입니다. 조만간 어떤 조치가 취해질 것 같은 분위기라는 게 중론입니다. 황교안으로서는 법조인의 양심까지 팔아가며 정권에 충실한 댓가가 고작 '꼬리곰탕' 취급이라는 것이 몹시도 억울할 법합니다만, GH의 인사철학에 비추어 보면 그저 '그러려니' 수순일 뿐인 것입니다.

때문에 황교안 카드는 채동욱 사태로 촉발된 검찰 불만의 다독거림용, NLL공세효과를 봐 가며 야권 달래기용이나 부정적 여론 무마용 등으로 여차하면 꺼내들게 될 것이니 GH와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가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어차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노무현 NLL이라는 블랙홀, 밀양의 인권유린까지 정당화하는 데 쓰이는 종북몰이 프레임도 언제까지 약발을 발휘하는 절대반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고, 지금은 절대권력 휘두르는 재미에 한껏 취해 있지만, 그 정점을 넘어서는 순간 맞닥뜨릴 '끝'이라는 역사는 반드시 이뤄지는 법이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