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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각종 기자단, 체험단, 공모전, 원정대 등이 급격하게 경제·사회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야 입소문이나 바이럴 마케팅의 일환으로 쉽게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겠지만 정작 그에 응하는 응모자들이 정도(正道)가 아닌 편법의 대상으로 악용되면서 그들의 노동력도 갈취당하고 있다니 심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언젠가 한 뉴스에서는 컬럼 기사를 인터넷 카페에 게재하면 취재증과 명함을 발급하고 매월 활동비를 제공하겠다는 업체를 고발한 바 있다. 활동비로 매월 제공하는 금액이 10만 원 정도였는데 몇 개월 동안이나 그나마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해당 업체가 지급을 하지 않은 사유라고 하며 밝힌 내용은 아주 가관이었다. 컬럼 기사로 작성된 내용이 함량미달이었기 때문이라다. 그래서 6개월이 지나도록 지급을 보류하고 있다는 거다. 임의적으로 인터넷에 유포시키고 있었으면서 말이다. 일은 시키면서도 그에 대한 보수는 주기 싫었던 모양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공모전에도 있다고 한다. 참신하면서 사업성이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전을 통해 얻어내고도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유용하는 수법이다. 정말로 화가 나는 일이다.

가뜩이나 청년실업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의 현실이다. 남들도 다 갖춰놓고 있는 외국어나 각종 자격증만으로는 자신의 스펙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내세우거나 증명할 수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나은 경력이나 체험을 갖추려는 거다. 그래야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조금이나마 갖게 되는 거다. 그런 절박감이 이 따위 허접한 프로그램에 수백, 수천 명과의 경쟁에 참여케 하는 거다. 취업 시 가산점이 분명히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그런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악용하고 있는 기업이 이 사회에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위험요소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불법 다단계업계까지 가세하여 경제활동의 중추 인력이 되어야 할 청년들을 빚더미에 앉히고 있으니 그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하겠다.

대학생이나 이제 막 사회에 나가려고 하는 청년들에게 경험과 실무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기자단, 체험단, 공모전, 원정대 등이 아주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이 해당하는 미션을 수행케 한 뒤 반대급부로 제공해야 할 수당이나 상품의 지급, 또는 수료증의 발급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잠적하거나 지급 또는 발급 시기를 지속적으로 미루기만 하는 기업이 많다는 거다.

국가와 지역사회에서는 그런 악덕기업을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그에 상응한 응분의 철퇴를 가해야 하는 거다. 그럼에도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급여로서가 아니라 활동비 보조라는 명목 때문에 이들 업체를 응징할 수 없다고 쫑알대는 건 스스로가 무능하다고 손나팔을 불고 있는 꼴새가 아닐까? [by 불탄 091012]

※ 덧붙임 : 혹여라도 소규모의 마케팅 대행사를 끼고 기업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거나 그와 비슷한 형태로 용역을 제공하고 있는 블로거님께서는 만일을 대비해 종합소득세 신고 등의 이유를 들어 보수와 용역기간, 보수지급의 주체가 정확하게명시되어 있는 용역계약서를 갖춰 놓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