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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초연금안에 온 국민이 실망을 너머 절망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11월 19일) 있었던 국무회의에서는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기초연금법 제정안이 의결되었습니다. 기초연금 지급대상은 소득하위 70%의 노인계층으로만 제한했으며, 기초연금 급여액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시켜 차등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65세가 되어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에게 실패한 인생이라 낙인 찍었던 박근혜 정부라면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기초연금법 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은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서'라는 대의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초연금 지급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과의 연계로 인해 국민연금 장기가입자들 즉, 청년층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가서는 안 될 길을 체면과 똥고집을 내세우며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형국입니다. 답답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지급대상은 소득하위 7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입니다.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공공부조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도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국민연금 미성숙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임을 감안할 때, 기초연금은 저소득 무연금자와 국민연금 가입자의 낮은 소득대체율을 보완하도록 설계되는 것이 노후소득보장이라는 사회보험 원리에 부합할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행복위원회의 권고안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소득하위 70% 지급대상 설정기준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국민연금 성숙 등 소득변화 등을 고려하여 최저생계비의 일정비율 등 소득기준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방안임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제정안이 왜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게는 불리한 걸까요? 그것은 바로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지급액 산정방식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전체가입자의 평균소득액(A값)에 연계하여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비상식적인 지금방식'인 것이지요. 더군다나 국민연금 지급액에서 A값 비중이 큰 저소득층에게 더욱 더 불리하게 적용되는 소득역진적 산정방식이기도 합니다. 경실련에서도 "소외계층을 우선보장해야 하는 사회보장원리와 배치될 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장기가입유인을 저해하여 국민연금 제도의 안정성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과 연계된 차등지급방안을 발표한 직후부터 임의가입자의 탈퇴가 급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가입자 또한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사실에 기초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탄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제정안에 대한 불합리성을 포스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조차 내부 진통이 상당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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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에 따르면 실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민연금의 미성숙 문제 등을 고려하여 우선 '소득인정액 차등방식'으로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향후 국민연금 가입 및 부과 기반이 확충되는 등 국민연금 제도를 튼튼히 한 후 국민연금과 합리적인 연계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지만 불과 2주 만에 정부의 입장이 급선회 했다"며, 이는 "국민연금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노후소득보장측면보다는 재정관리와 행정편의만을 고려한 방안"이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최종 국회 논의만을 남겨두고 있는 기초연금 도입은 확실히 빈약했던 노후소득보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허나, 재정관리나 행정편의만을 고려한 채 급행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국민연금마저 위험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야당 및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기초연금안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적 형평성과 국민연금의 안정성이 확보된 기초연금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보편적 복지는 현재의 비용 개념이 아닌 미래의 투자가치로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