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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불법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종교인 시국선언에 천주교와 기독교에 이어 불교계도 동참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의 종교인들에 대한 '종북몰이' 공안정치를 비판하고, 박근혜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의 염원을 담은 이번 시국선언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이 참여했습니다.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청화스님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인 퇴휴스님, 그리고 조계종 중앙종회 등 26개 교구에 소속된 승려들로 이뤄졌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 수호를 염원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012인 선언자 일동'으로 발표된 시국선언문에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은 국가기관이 동원된 불법선거운동의 과정을 명확히 밝혀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고, 국민들에게 참회할 것

- 박근혜 정부는 대선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기 위해 특검을 즉각 수용할 것

- 상대의 신념에 대한 관용과 존중은 민주주의와 국민대통합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니 이념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즉각 중단할 것

- 남북관계의 전향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완전 정상화를 통해 남과 북의 공존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


특히, 18대 대선 시 박근혜 후보가 약속했던 복지공약과 민생정책를 겨냥한 "기초노령연금제도 확대 등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민생 우선 정책을 원안에 근거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은 박근혜에게 던지는 돌직구임이 분명했습니다.

1012인의 선언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의 권력기관인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이 조직적으로 동원되어 민의를 왜곡하는 사건과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정권이 개입하는 사태를 보며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시계가 거꾸로 후퇴하는 극한 절망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작금의 사태를 단순한 부정선거의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심각한 헌정질서 파괴'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과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정국을 극단적인 이념투쟁의 장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민대통합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매카시즘의 광풍이 다시금 재현되고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1012인의 선언자들은 또, 복지공약의 후퇴와 '국익'이라는 허울 아래 진행되는 폭압적인 밀양 송전탑 공사, 그리고 양극화와 청년실업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의 '민생 챙기기'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부처님이 지도자의 열 가지 덕목 중 마지막으로 설하신 '불상위(不上違)'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즉, '불상위(不上違)'란 "훌륭한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그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토론하고 논의해 국가와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씀"으로서 "국민들은 민의에 의한 공동체 운영을 위해 입헌 민주주의의 토대인 선거제도를 선택했지만,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가권력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한 도구로 선거를 악용한다면 우리사회 공동체는 쉽게 파괴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던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나라 3개 종교계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이나 참회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유신시대로의 회귀에 반대하고, 전체주의를 거부하며, 종북몰이 공안통치에 불복한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과 새누리가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작금의 사태를 방치하거나 외면한다면 또는 지금보다 더 굴복과 굴종을 강요한다면 반드시 시민들의 거센 항거를 맞게 될 것입니다. 파도는 마침내 밀물과 해일로 거대해지고, 촛불은 마침내 들불과 열화로 뜨겁게 번질 것입니다. 국민을 적으로 돌려 이길 수 있는 정부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역사가 기록했고, 이 나라 대한민국이 다시금 증명할 것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