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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해양구조전문가 이종인 씨와의 '다이빙벨 구조법 인터뷰'를 방송한 JTBC '뉴스9'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심위의 행태는 그야말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선정보도 차단"이라는 구실로 비판적인 여론을 옥죄겠다는 심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실제 지난 4월 18일 방송된 JTBC '뉴스9'에서는 문제의 이종인 씨가 출연,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다이빙벨과 공기주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습니다.


- 조타실에 해당하는 곳에 공기 주입을 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공기를 조타실에 넣는 것인지 모르겠다.

- 조타실은 배의 제일 상단이다. 지금 뒤집어진 상태라 맨 밑에 있다. 그런데 문이 양 옆으로 있기 때문에 공기를 넣으면 그 쪽으로 빠져나가 에어포켓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이 전혀 없다.

- 지속적인 작업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것이 유속이다. 선체 옆에 붙어있는 출입구까지 내려가는데 일종의 물 속 엘레베이터(다이빙벨)를 설치한다고 생각하시면 비교가 될 것이다.

- 엘리베이터에 다이버가 들어가서 수직이동을 한다. 그리고 입구까지 가서 선체 안에 들어가면 수색작업을 할 수 있다.

- 다이빙벨이 조류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JTBC '뉴스9'가 방송한 이종인 씨와의 인터뷰 내용 중 방심위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적으로 방심위에서는 "다이빙벨을 투입하면 구조를 신속히 할 수 있다"는 이종인 씨의 인터뷰를 '방송심의규정 제24조의 2' 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재난 등에 따른 피해통계, 사상자·실종자 명단 또는 복구상황 등의 정보는 재난 등을 관장하는 행정기관의 장의 발표 내용을 반영해야 하며, 방송사가 직접 취재해 방송할 때는 불명확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돈케 해선 안 된다"는 조항에 근거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종인 씨의 인터뷰 내용이 앞서 언급한 조항에서와 같이 불명확한 정보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청자를 혼돈케 했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불분명한 것이고요. 그도 그럴 것이 이종인 씨는 우리나라 해양구조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이니 만큼 "다이빙벨을 이용한 작업으로 수색 및 구조를 단축시킬 수 있다" 주장 역시 불명확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 게다가 방심위에서는 이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상태이고요.

결국 심의위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검증할 수 없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이유 없이 징계부터 내리겠다는 꼴입니다. 그러니 '비판언론 자갈 물리기'로 비칠 수밖에 없는 노릇이고요. 하루 이틀 겪는 것이 아니기에 딱히 기대할 것도 없을 터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와 같이 정권에 기생하는 방심위의 행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곤욕스러울 따름입니다.




Posted by 불탄